태국 국경 분쟁·피란민 지원 고려해 수도 대규모 행사 2년 연속 중단
11월 23~25일 공휴일 정상 유지…지방에서는 지역 여건에 따라 축제 진행

캄보디아 최대 전통 명절 중 하나인 물축제(Water Festival)가 올해도 수도 프놈펜에서는 대규모 공식 행사 없이 진행된다. 캄보디아 정부가 태국과의 국경 분쟁과 피란민 지원 등 국가적 현안을 우선하기 위해 프놈펜 행사를 취소한 가운데 시엠립 등 지방에서는 지역 여건에 따라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6년 물축제 공식 공휴일은 11월 23일(월)부터 25일(수)까지 사흘간이다. 프놈펜 행사 취소와 관계없이 공무원과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공휴일은 정상 유지된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6월 25일 훈 마넷 총리 명의의 공문을 통해 프놈펜 왕궁 앞 톤레삽강 일대에서 예정됐던 물축제 공식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태국과의 국경 문제 해결과 피란민의 생활 안정, 부상 군인 및 전사자 가족 지원 등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놈펜의 물축제 행사가 취소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지난해에도 캄보디아 정부는 국경 충돌로 발생한 피란민과 태국에서 귀국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행사를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전국적인 축제 금지는 아니다. 정부는 각 지방 행정당국이 지역 전통과 재정·운영 여건에 따라 자체적으로 물축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관광도시 시엠립에서는 오는 11월 20일부터 25일까지 시엠립강과 왕궁 별궁 공원 일대에서 물축제가 열린다.
시엠립 주정부는 전통 보트 경주를 비롯해 관광객을 위한 보트 체험, 전통 북 공연, 쿤 크메르 복싱, 전통 연극, 전시·판매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축제의 핵심 행사인 보트 경주는 11월 23일과 24일 이틀간 진행되며 전통 긴 보트와 용선, 장식 보트 등이 참가한다.
쁘락 소폰 시엠립 주지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캄보디아산 제품 소비를 촉진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축제는 크메르어로 ‘본 옴 뚝(Bon Om Touk)’이라 불리며 우기가 끝나고 톤레삽강의 물길이 바뀌는 자연현상을 기념하는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우기에는 메콩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물이 톤레삽 호수 방향으로 역류하지만 건기가 시작되면 수위가 낮아져 톤레삽 호수의 물이 다시 메콩강으로 흘러간다. 캄보디아인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자연현상을 농업과 어업의 풍요로움과 연결해 기념해 왔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전통 보트 경주가 있으며,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배를 강에 띄우는 ‘러이 쁘러띠읍(Loy Pratip)’, 보름달에 감사하는 ‘삼뻐아 쁘레아 카에(Sampeah Preah Khae)’, 햅쌀로 만든 전통 음식 암복(Ambok)을 나누어 먹는 ‘옥 암복(Auk Ambok)’ 등의 의식도 이어져 왔다.
평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인파가 프놈펜으로 몰려 왕궁 앞 강변에서 펼쳐지는 보트 경주와 야간 행사를 즐긴다. 그러나 올해는 수도의 대규모 공식 행사가 중단되면서 지방 축제를 중심으로 명절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캄보디아 물축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과 2021년에 중단됐으며, 2022년에도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등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후 2023년과 2024년 재개됐지만 지난해부터 국경 문제로 프놈펜 공식 행사가 다시 취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