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어떠한 장난을 친대도 사랑을 피할 길은 없다. 그냥도 오고 누구 말대로 교통사고처럼도 오는 것이다. 사랑은, 신이 보내는 신호다. 사람은 떠나도 사랑은 남게 한다. 그것도 신이 하는 일이다. 죽도록 죽을 것 같아도 사랑은 남아 사람을 살게 한다.
– 이병률의 글에서 –
* 슬럼프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글도 써지지 않는다. 마음의 평정을 잃었다는 의미다. 어느 순간부터 힘이 빠지는 것 같고 또 생각조차 나질 않는다. 때로는 무섭기도 한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 보지만, 그것도 별무다. 하기야 마음의 힘듦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겠는가?
** 한국에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운명이라는 말보다는 죽었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깨볶쟁이 친구. 혀가 송곳처럼 날이 선 시절. 아프게 후벼팟던 주둥아리가 밉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일 것이다. 요즘엔 조용조용 살려고 해도, 조용조용 살기가 힘들다.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찾아 가야만 하는 사람도 많다. 다 아프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딱히 할 말이 없다. 뭔가가 탁 막혀 버린 느낌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조금 더 참읍시다. 뭔가 나아지겠지요. 추운 한국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뭐 이딴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있다. 슬럼프다. 그래서 더 힘이 든다. /정 지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