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보기에는 캄보디아의 산은 ‘산’이라고 부르기에도 뭐한 뒷동산 정도로 생각되는 낮은 산이 대부분이다. 이런 귀염둥이 산 중 껌뽕짬 주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산이 하나 있는데 바로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다.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는 나란히 붙어있는 두 개의 산을 말하는데 하나는 ‘프놈 쁘로’이고, 하나는 ‘프놈 쓰라이’다.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 역시 자그마한 산 정상에 절이 있는 산으로 캄보디아의 여느 산들과 별다른 점이 없지만 사람들은 두 가지 특별한 이유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고 이 산을 찾는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산의 이름 뒤에 숨겨진 재미난 이야기 때문이다.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에서 ‘프놈’은 산이고 ‘쁘로’는 남자, ‘쓰라이’는 여자를 뜻한다. 즉 남자산과 여자산이라는 뜻인데 두 개의 산 중, 더 낮은 산이 “프놈 쁘로”이고, 좀 더 높은 산이 “프놈 쓰라이”다. 산에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된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한 때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청혼을 하고 지참금을 내야 하는 결혼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그 관습에 불만을 느낀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동이 트기 전까지 산을 높이 쌓는 내기를 하여 지는 쪽이 청혼을 하는 걸로 하자고 제안했고, 힘도 세고 건장한 남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자신들이 이길 것이 뻔 한 내기라고 생각하며 제안을 받아들였다. 산을 쌓기 시작하고 얼마가 지나자 여자들은 남자들의 산 근처에 몰래 작은 등불을 가져다 놓았다. 등불의 빛을 샛별로 착각한 남자들은 아침이 온 지 알고 산 쌓는 것을 그만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한편 여자들은 동이 트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산을 쌓아 내기에서 승리했다. 그 날 이후로 캄보디아에서는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청혼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프놈 쓰라이가 프놈 쁘로보다 조금 더 높다.
두 번째 이유는 프놈 쁘로가 껌뽕짬 주에서 유명한 대량 학살 현장이기 때문이다. 크메르 루주 정권 기간인 1975년부터 1979년까지 프놈 쁘로는 커다란 고문소였다. 그 곳에서 많은 깜뽕참 지역의 캄보디아인들이 죽거나 고문을 당했다. 산에 있는 바위 곳곳에 난 칼자국들이 처참했던 학살 현장을 증명해 주고 있다.
프놈 쁘로는 약 30m 높이로 뭉툭한 봉우리를 가지고 있으며 산 정상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다. 프놈 쁘로의 정상에는 반띠에이 쓰레이 사원의 형상을 개조한 다섯 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사원이 있다. 또한 사원 아래에 세워진 15m 높이의 거대한 동상도 볼 수 있다. 프놈 쓰라이의 경우 봉우리가 뾰족하며 308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정상에는 폐허가 된 절 하나와 절의 재건축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는 소수의 여승만이 남아있다. 프놈 쓰라이는 깜뽕참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인 반면 프놈 쁘로는 잠시 휴식을 취하다 가기에 좋은 장소이다.
많은 현지인들이 캄보디아의 전통 행사가 있는 날이나 명절이 되면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를 찾아간다. 프놈 쁘로 프놈 쓰라이의 정상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경치를 즐기거나 산 이름 뒤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아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 글 : 박슬기 , 자료제공 : 멩 보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