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외국인들이 캄보디아에서는 공중전화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하며 왜 캄보디아에는 공중전화가 없는지 의아해 한다. 그렇지만 캄보디아에도 캄보디아식 공중전화, ‘뚜루쌉 싸티어르나’(‘싸티어르나’ – 공공, 공중 / ‘뚜루쌉’ – 전화기)가 독특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뚜루쌉 싸티어르나’의 겉모양은 한국이나 다른 외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중전화의 모습과 별로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의 ‘뚜루쌉 싸티어르나’는 학교 앞이나 시장근처 등 사람들로 분주한 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햇볕과 비를 피하기 위해 나무 그늘이나 파라솔 밑에 자리 잡고 있다. ‘뚜루쌉 싸티어르나’는 정육면체 모양의 박스 형태로 되어 있으며 문 없이 한쪽 면이 뻥 뚫려 있다. 만약에 문까지 달려 있었다면 내부는 굉장히 뜨거워질 것이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르다. ‘뚜루쌉 싸티어르나’는 전화박스 안에 설치되어 있는 공중전화가 아니라 행상이 갖고 있는 핸드폰이나 유선전화를 빌려 쓰게 하는 방식이다. 전화박스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할 표식이자 서비스 제공 국번과 분당 전화비를 나타내는 간판의 기능만 할 뿐이다. 이 박스는 전화를 놓는 장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중전화를 ‘뚜 뚜루쌉’ (전화기 장)이라는 다른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화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뚜루쌉 싸티어르나’ 행상에게 ‘011, 012, 016’등, 전화를 걸 상대방의 국번을 이야기한다. 그럼 이에 맞는 전화기를 빌려주는데 그 전화기를 받고 통화를 하면 된다. 전화 통화를 할 때는 굳이 좁은 전화박스 안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밖이 시끄럽다고 생각되면 안에 들어가도 문제없다. 통화가 끝났다면 행상은 통화시간으로 계산한 통화료를 말해 줄 것이다. 대부분의 통화료는 1분당 300리엘이고, 강변과 같은 관광지에서는 500리엘씩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사람이 다 해주는 ‘뚜루쌉 싸티어르나’, 혹자는 이를 ‘인간 공중전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행상은 보통 ‘뚜루쌉 싸티어르나’로 한달에 $50정도를 번다. 이들은 이동통신사로 부터 직접 저렴한 가격으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셀카드를 공급받는다. ‘뚜루쌉 싸티어르나’ 행상은 보통 전화카드, 음료수, 껌, 휘발유 등 잡화도 함께 팔고 있다. 보통 같은 국번끼리의 통화료는 분당 3센트(120리엘)이고 타 국번과의 통화료는 6센트(240리엘)이기 때문에 여기서 생기는 차액이 수익인 셈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시간은 보통 2~3분대이며 10분 이상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휴대전화 가입비, 휴대폰 가격이 굉장히 비쌌던 지난 1996~2007년대 ‘뚜루쌉 싸티어르나’는 골목마다 찾아볼 수 있었으며 캄보디아에서 굉장히 성행한 업종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후 수많은 이동통신사들이 진출하고 경쟁하면서 무료통화, 저가통화 등의 과격한 프로모션을 실시하자 ‘뚜루쌉 싸티어르나’가 하루가 다르게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우리도 전화기에 돈이 떨어졌을 때, 또는 은밀하게 발신자 번호를 감추고 싶을 때(?) ‘뚜루쌉 싸티어르나’를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 글·정리 : 정인휴 , 사진·자료제공 : 보렛 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