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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캄보디아인들의 성묘일 ‘쳉 멩’
캄보디아처럼 휴일이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휴일이 겹쳐질 때는 휴일을 월요일로 옮겨서 쉬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중국계들 사이에서는 공휴일로 지정한 휴일 외의 구정, 추석 등과 같은 중국 명절도 준휴일처럼 쉬고 있기 때문에 실제보다 휴일이 훨씬 더 많게 느껴진다. 오는 4월 4일에도 중국계 직원들에게 휴가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이날은 중국계 캄보디아인들이 성묘를 하러 가는 ‘쳉 멩’(청명(淸明)절)이기 때문이다.
청명(淸明)은 24절기의 하나로 3월의 절기이다. 매년 4월4일~6일 중 찾아오는 청명절이 되면 대부분 가족 단위로 조상을 기리기 위해 묘지를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기려오던 한식절(寒食節 ; 동지로부터 105일째 해당하는 날)과 같은 날이거나 하루 이틀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이름의 같은 명절인가 싶지만 사실 그런건 아니다.
중국계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쳉 멩’은 성묘를 하러 가는 날이다. 국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중국계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날 휴가를 내고 명절을 쇤다. 사실 성묘일은 3월 21일부터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여러 조상들의 묘지를 찾아 성묘하고 차례를 지낸다. 마지막날인 4월 4일을 가장 큰 ‘쳉 멩’ 절로 여겨 온 가족이 모인다. 현대 캄보디아인들에게 ‘쳉 멩’절은 경건하게 제사나 의식을 치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가족끼리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조상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날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묘 문화와 다르게 중국계 캄보디아인들의 성묘는 조금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잡초와 낙엽을 제거하고 나서 길쭉길쭉한 색종이를 묘에다 덮어 붙이는 의식을 행한다. 이 종이들은 묘지의 새 벽과 지붕 등을 상징하고 있다. 조상들 집에 새 단장을 해 주는 것이다. 또한 과일, 밥, 술, 국수, 떡, 삶은계란, 닭 등의 음식을 제사 음식으로 올리는데 이날 가장 중요한 요리는 바로 새끼돼지통구이 바비큐이다.
차례 지내는 순서와 모습은 술잔 세 개, 젓가락 세 개를 제사상에 올려두는 것, 분향을 하고 절을 하는 모습이 한국의 차례의식과 흡사하다. 그러나 차례 의식이 끝나고 나면 우리가 보기에 한편으로는 유치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한 의식을 행한다. 바로 조상들이 하늘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전(종이돈)과 종이로 된 금붙이 등을 태워 올려보내는 의식이다. 최근에는 종이로 된 렉서스 자동차, 종이로 된 아이폰, 아이패드 등 현세에서 생겨나는 최신식 제품들까지 종이로 만들어 태워 하늘로 올려 보내준다.
‘쳉 멩’은 조상을 생각하는 후손들의 극진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명절이다. 사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데에는 조상들이 우리의 소원과 바람을 이뤄 줄 수 있다는 기복신앙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캄보디아에서 공동묘지가 밀집된 지역은 ‘까불’이라고 하는 곳이라고 한다. ‘쳉멩’절에 이곳을 찾아 기이하게끔 보이는 캄보디아식 성묘의 현장을 한번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정인휴 , 자료제공 : 멩 보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