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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피자집과 카페
6년 전쯤 일이다. 캄보디아 직원 두 명을 데리고 소리아 쇼핑센터에 간 적이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이들에게 무엇을 먹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들의 소원대로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중간 크기의 피자 한 판을 시켜 세 명이 나누어 먹기로 했다. 그러나 직원 두 명은 각각 피자 한 조각도 다 먹지 못하고 포기한 채 음료수만 마셨다. 맛이 이상해서 잘 넘어가지 않는다며 웃었다. 자기들 딴에는 얼마 전에 프놈펜에 피자집이 몇 군데가 생겨 젊은이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선뜻 들렀는데 피자 맛이 생소했던 것 같다.
며칠 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캄보디아 여학생 셋을 데리고 피자집에 갔다. 주문하라고 했더니 피자 큰 것 한 판과 치킨, 감자튀김, 콜라 등을 시켰다. 평소 이런 패스트푸드점에 별로 가보지 않은 학생들이라 음식을 알고 주문하는지, 주문한 음식이 그들 입맛에 맞을지 조금 걱정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기우라는 것을 알았다. 어찌나 맛있게 잘 먹던지 금세 빈 접시만 남았다. 피자 작은 것을 하나 더 시켜 주었다. 몇 년 전에 비해 젊은이들의 입맛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프놈펜에는 여기저기 피자집이 들어서 젊은이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6년 전에 비해 피자집이 10배 이상 늘었을 것이다. 저녁 무렵에 피자집 앞을 지나다 보면 현관 앞에 오토바이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어떤 집은 빈자리가 없어서 현관 쪽에 대기하고 있는 손님이 보이기도 한다. 피자와 함께 햄버거나 치킨 체인점도 많이 생겼다. 물론 젊은이들이 주요 고객이지만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도 꽤 있다. 이들 체인점들은 프놈펜 시내 전역을 대상으로 집까지 배달도 해 주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손님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 프놈펜에서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 중의 또 하나가 고급 카페다. 부유층과 외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벙껭콩 지역에는 여러 개의 카페가 몰려 있는 거리도 생겼다. 한 곳에 서서 눈을 돌리면 몇 개의 카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한두 개 업소가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또 다른 업소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서 카페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카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프놈펜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 이미 잘 알려진 커피 체인점도 얼마 전에 프놈펜에 들어왔다.
새로 들어서는 카페는 산뜻하고 독특한 인테리어와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을 연출하여 손님을 끈다.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장시간 머무르며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손님의 기호에 맞춰 여러 종류의 커피와 음료가 제공되고, 빵이나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집 근처의 식당에서 1달러 안팎으로 마실 수 있는 커피가 이런 카페에서는 보통 2달러가 넘는다. 여유가 있는 캄보디아 사람들과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고, 휴식보다는 비즈니스를 위한 미팅 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어쩌다 한 번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프놈펜의 외경에 놀라곤 한다. 캄보디아의 비약적인 발전을 실감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번화가에 피자집과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속속 새로 문을 열고 고급 카페가 곳곳에 들어서는 것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다른 쪽으로 눈을 조금 돌리면 이런 변화와는 무관하게 겨우 끼니를 연명해 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1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늘어나는 피자집이나 카페가 아직 먼 나라 풍경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