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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캄보디아인들은 왜 자꾸 속일까?
▶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 사람들을 순진하고 소박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너무나 자신의 잘못에 대해 변명을 잘하고 또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잘한다. 그러면 우리가 보는 순진하다는 것과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런 우리의 판단은 정말 맞는가? 그리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한국인을 정말로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무지하게 유명한, 그래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던‘꾀많은 여인’이라는 뜻의‘미언이어 쓰라이’라는 캄보디아 이야기가 있다. 내용이 아주 중언부언하고 길지만 대충 요약한다면…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던 여자가 점쟁이에게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은 남편이 부인의 애인을 죽이게 된다. 여인은 애인의 시체를 치우기 위해 꾀를 부렸다. 이웃들로부터 비싼 비단을 빌려 빨랫줄에 널어놓아 도둑들이 이 집에 돈이 많은 줄 알도록 착각을 시켰다. 그리하여, 도둑이 항아리를 훔쳐가게 하는데, 사실 그 항아리에는 시체만 있었다.
그 후, 여인은 나루터에 있는 시장에 장을 보러 왔었다. 도둑은 그 때 당한 수모를 복수하러 그 시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둑은 여인을 잡았다.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여인은 자신이 뱃 상인에게 받을 돈이 있으니 나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여인은 또 다시 꾀를 부려 상인에게 도둑 4명을 판다고 거짓말을 했다. 상인에게는 도둑을 판돈을 받고, 상인이 도둑을 잡게 하였다.
돈을 갖고 도망간 여인은 숲속 나무 위에서 잠을 자는데 그 도둑들에게 다시 한번 걸리게 된다. 여인은 또다시 꾀를 부려 도둑 대장에게 앞으로 당신과 함께 살고 싶으니 이 돈을 들고 도망가자고 제안을 한다. 그러면서 본인의 순수한 사랑을 확인해 주기 위해 키스를 하자고 한다. 키스를 할 때 여자는 도둑 대장의 혀를 깨물어 끊어 버렸다. 그리고 도망쳐서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
▶ 도무지 왜 이 이야기를 캄보디아 사람들은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거짓말을 일삼고 임기응변에만 능한 부도덕한 여자를 좋은 의미로 보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망쳐서 남편과 같이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은 무엇인가? 그러나 이 이야기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저항감이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이익을 취함에 있어 수단을 중시하지 않는 캄보디아인들의 의식구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순진함 속에 칼날을 숨기고 있는 민족성. 그래서 캄보디아에서는 진심을 알려면 7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있다.
/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