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 칼럼] 동남아에 대한 이해

기사입력 : 2013년 01월 31일

1.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대략 2억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인구가 세계 4위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라오스의 한 산속 동굴에서 고대 인류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인류의 조상들이 이곳 동남아의 오지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러나 그 시절에는 지금의 라오스도 바다 속에 둥둥 뜬 섬이었다. 그래서 당시 이 지역에서는 돌고래가 살았고, 이후 지각작용으로 인한 융기로 섬들이 솟아나 바다가 육지가 되어 지금은 끄라체 의 이라와디처럼 고립되어 민물 돌고래로 남아 있는 것이다.

 

2. 캄보디아 시엠립 혹은 시엡리업 (‘시엠리아프’라고 쓰는 사람들, 도대체 니들은 누구냐? )에 있었던 고대도시 앙코르는 서기 1,000여년 당시 100만명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보다 더 큰 도시는 오직 중국의 장안 밖에 없었다. 그러면 그 당시 서양의 도시들은 어느 정도 크기였을까? 우리는 현재의 런던이나 파리가 로마시대부터 있었기 때문에 그 도시들은 더 아주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로마시대의 론디니움( 지금의 런던 )은 1066년 경 인구 35,000명의 도시였고, 루테티아라고 불렸던 지금의 파리는 그 보다도 더 적은 도시였다. 우리가 서양식 사고에 젖어 동남아를 아래로 보는 것이다.

 

3. 초기 동남아 시절. 지금의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강력한 해양대국 스리위자야 제국이 있었다. 지금의 말레이시아의 전신이었던 이 제국의 바다 사나이들이 캄보디아 남부에 도착하여 남긴 단어 중 가장 흔한 단어가 바로‘깜뽕’이라는 단어다. 바로 지금의 캄보디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깜뽕참, 깜뽕 스프, 깜뽕 치낭 등의 지명에 붙어 있는 바로 그 말이다. 이 말이 바로 그 오래전 스리위자야의 말이었단다. 오래 전 브루나이에서 온 사람을 만났는데‘깜뽕’이란‘바다위에 말뚝을 박아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집단 거주지’, 혹은‘배가 정박하여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캄보디아에 비일비재한‘깜뽕’이라는 단어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4. 이제, 세상은 중국과 동남아의 세상이 된다고 언론들은 떠들어 대고 있다. 203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고, 또 69년 후에는 뭐가 뭐가 바뀌고 하는 예측성 발표가 줄을 이룬다. 거대한 중국이 잠을 깨어 일어나니까 호들갑을 떠는 거겠지만, 이에 동남아 슬그머니 뭏어가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동남아는 스스로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동남아를 600년 이상 지배하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앙코르는 기억하지만, 그와 비슷한 정도의 미얀마‘버간문명’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어마어마한 자원들이 아직도 보르네오, 민다나오섬에 잠자고 있다. 식량위기도 동남아에서는 좀 먼 이야기다. 전 세계 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도 바로 동남아다. 캄보디아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편다. 가히 동남아 시대다./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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