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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 사람들의 먹고 사는 일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에는 캄보디아 음식을 자주 먹었다. 그 나라에 살기 위해서는 필히 그 나라의 음식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캄보디아 음식 중에서 입맛에 맞아서 자주 먹는 것은 쌀국수(구이띠유), 복음밥(바이차), 돼지고기 덮밥(바이 쌋찌룩)과 구이 종류 몇 가지. 그 밖에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보았지만 캄보디아 음식의 독특한 향 때문에 그런 음식들과는 더 친해지지 못했다. 캄보디아 쌀국수는 뜨거운 육수에 국수를 넣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쇠고기나 돼지고기, 해물 등을 넣어 만든 것인데 캄보디아 사람들의 주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아침 식사로 캄보디아 사람들은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 쌀국수 다음으로 즐겨 먹는 것이 돼지고기 덮밥이다. 흰 쌀밥에 볶거나 구운 돼지고기 몇 점 올라가 있는 매우 간편한 음식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늘 하는 방식대로 식사 주문을 해서 한 끼를 때우려고 하면 밥을 먹으면서도 허기를 걱정해야 한다.(나만 그런지는 모르지만.) 한 끼 식사로는 양이 적을 뿐만 아니라 먹는 게 매우 부실하기 때문이다. 따로 다른 음식을 더 시키기 전에는 면 한 그릇, 밥 한 접시가 한 끼 식사의 전부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먹고 산다. 하루 세 끼 식사를 못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식사량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가끔 직원 식당에 내려가 보면 밥 한 접시에 멀겋게 끌인 생선국이나 야채를 넣은 돼지고기 볶음 중 하나나 탈 정도로 바짝 구운 고기 몇 점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한다. 이것저것 더 해 먹으라고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요즘에는 김치에 입맛을 들여서 기껏해야 김치 한두 가지가 옆에 놓이는 것이 고작이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그들의 굳어진 식습관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언젠가 지방 여행을 하다가 시골 사람들의 집안을 둘러본 적이 있었다. 마침 식사 시간이었는데 예닐곱 명 식구들이 바닥에 삥 둘러 앉아 가운데에 밥통 하나, 큰 국그릇 하나를 놓고 여럿이 떠먹고 있었다. 다른 음식이나 반찬 같은 것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캄보디아 사람에게 물어 보니 시골 사람들은 거의 그렇게 산다고 했다. 가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식사하는 것을 둘러보곤 하는데 그들도 그와 비슷하다. 학교 주변 식당에서 비닐봉지에 밥 한 덩이, 반찬 한두 가지를 사 가지고 와서 먹거나 라면을 뜨거운 물에 데워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한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게는 턱없이 빈약한 식사다.
한국의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해외에서 뛰고 있다. 축구와 야구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선수들의 기초 체력이 부족해서 외국 팀과의 대결에서 숱한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체력 열세를 극복하고 일궈 낸 ‘정신력으로 버티기’의 스포츠 무용담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체력 열세’라는 말은 거의 듣기 어렵다. 그 만큼 한국 선수들의 기초 체력, 아니 국민들의 기본 체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신장이 커지고 체중이 는 만큼 스포츠 실력도 월등하게 향상된 것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먹고 사는 문제가 좋아지고 생활 여건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방송을 보니 한국 남자의 3분지 1, 여자의 4분지 1이 비만이라고 한다. 음식 과다 섭취와 운동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많은 사람들이 살 빼기에 몰두하고 있다. 잘 먹고 사는 것이 꼭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체력은 국력이다.’ 라는 말이 있다. 가난하던 시절에 수없이 들었던 이 말이 지금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은, 보잘것없는 식사로 한 끼를 때우며 살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