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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토끼섬으로 떠나자 꺼 똔싸이
캄보디아에서는 휴가철 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시하누크빌’을 찾는다. 하지만 실상 도시를 떠나 백사장을 가득 메운 피서객들과, 휴가철에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요금에 당하고 나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말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고요한 외딴 섬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다면 ‘꺼 똔싸이’를 추천한다.
꺼 똔싸이(토끼섬)는 캄보디아 남부 해안도시 까엡에서 41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면적 2 제곱킬로미터 남짓의 작은 섬이다. 섬 이름은 ‘토끼섬’이지만 실제로 이 섬에서는 토끼를 한 마리도 볼 수 없다. 눈에 보이는 동물은 개, 닭, 돼지뿐이다. 토끼섬이라는 이름은 섬모양이 토끼처럼 생겼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섬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동남아의 아름다운 해변인 에메랄드 빛 바다에 희고 고운 백사장이 있는 그런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바닷물 색깔은 누렇고 모래는 황토색이지만 한가하고 목가적인 캄보디아 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보통 이 섬은 까엡에 숙소를 잡고 반나절 일정으로 한번 다녀오는 일정으로 방문한다.
까엡 선착장에서는 꺼 똔싸이까지 정기적으로 왕복하는 보트를 운행하고 있다. 운임료는 보통 1인당 $7이고 8~10인승 배 한 척을 빌리는데에는 $30 정도 한다. 까엡에서 섬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30분인데, 파도가 높을 때는 배가 많이 흔들리고 물이 튀기 때문에 미리 우산이나 우비를 준비해 가면 좋다. 물이 심하게 튈 때는 마치 바다위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바닷물에 샤워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 쾌적하지 만은 않겠지만 말이다.
꺼 똔싸이에는 숙박을 할 수 있도록 방갈로(1박 $5~$12)가 준비되어 있는데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고 화장실 등 기초적인 시설도 취약하여 모험심이 풍부한 서양 배낭여행객들로만 붐비고 있다. 그러나 허술한 시설에 상관없이 동남아시아의 외딴 섬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낭만스럽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한번 도전해 보자.
해질 무렵에 전체 열 사람 남짓한 사람들만 머물고 있는 조용한 섬에서 해먹에 누워 일몰을 감상하면서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꺼 똔싸이가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기가 무진장 많기 때문에 모기장 치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최근에는 마사지샵, 칵테일 바 등 여행객들을 위한 업소들도 생겨나 섬에서 보내는 하루가 그리 무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섬에서 파는 해산물 요리는 싱싱하고 맛있기로 소문 나있다.
꺼 똔싸이의 모래는 굉장히 곱다. 또한 수심도 얕고 물도 따뜻하기 때문에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섬을 가로지르는 짧은 트레킹 코스도 한번은 즐길 만 하며, 오솔길을 따라 연결되는 어촌마을에서 해맑은 주민들의 인사도 맞이할 수 있다.
이번 휴가 때 조금만 모험심과 용기를 가지고 꺼 똔싸이를 찾아가 보도록 하자, 세상만사 다 잊고 고요한 섬에서 책 한권 읽으며 낭만을 느껴보자. 캄보디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글 : 정인휴 , 자료제공 : 멩 보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