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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 부조의 하이라이트 우유 바다 휘젓기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에는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1000년 전에 지어진 고대 사원의 규모와 위용에 감탄한다. 앙코르와트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칭송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원을 둘러싸고 있는 벽에 정교하기 그지없이 새겨진 부조들 때문인데, 그 중에서 ‘우유 바다 휘젓기’ 부조가 단연 돋보인다.
‘우유 바다 휘젓기’는 힌두교의 창제신화이다. 이 신화를 통해 당시 앙코르 시대 사람들의 우주관을 엿볼 수 있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 수리야바르만2세(앙코르와트를 건축한 왕)의 의중도 알아볼 수 있다.
신화의 내용은 이러하다. 태초부터 신과 아수라(악마)는 서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아수라들이 더 강했고, 신들은 몰살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자 신들이 모여서 방법을 논의했는데, 유일한 방법은 불멸을 얻는 것이었다. 신들은 비슈누에게 가서 영생의 약 ‘암리타’를 얻기 위한 우유 바다 휘젓기를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비슈누는 요청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수라의 도움이 필요하니 아수라에게 암리타를 나눠 주겠다고 속이고 동참시킨다. 만다라 산을 뽑아 와서 회전축으로 삼고 거대한 뱀인 바수키로 만다라 산을 휘감는다. 그런 다음 비슈누는 거대한 거북인 쿠르마로 변해서 만다라 산이 가라앉지 않게 떠받쳤다. 이렇게 해서 천 년 동안 우유 바다를 휘젓게 된다. 처음의 물결 속에서 불순물이 응축된 푸른 독약이 형성되었고, 이어 흰 암소, 흰 말, 라크슈미 여신, 압사라가 나오고 신들의 의사 단반타리는 암리타가 든 호리병을 들고 태어났다. 암리타를 신들이 먹을 때 아수라들도 변장해서 먹었고, 그 결과 오늘날까지 신과 아수라가 싸우게 되었다.
앙코르와트 벽면에 새겨진 부조에는 92명의 아수라(악마, 좌측)와 88명의 신(우측)이 우유바다를 휘젓는 모습, 하늘에는 우유바다 휘젓기로 태어난 6억명의 압사라, 바다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우유바다 휘젓기 조각과 부조는 앙코르 사원 곳곳에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수리야바르만 2세가 자신을 비슈누, 인드라신과 동일시하여 우유 바다 휘젓기를 하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 위대한 왕이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다는 정치적 의미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 글 : 정인휴 , 위키백과, 앙코르와트에서 살아남기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