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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물 흐르는 것처럼 살아야지
“물은 차이가 있을 때는 흐르지 않는 법이 없다.
그러나 평균에 이르게 되면 스스로 멈춘다. 이것이 물의 의로움이다.
사람은 모두 한결 같이 위로 가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물은 자기 홀로 항상 밑으로 간다.
이것이 물의 겸양(낮춤)의 미덕이다.
낮춤(겸양)이라는 것이야말로 道가 깃드는 곳이요, 왕자의 그릇이다. ”
老子 道德經 水地編 에 나오는 말이다. 참 좋아하는 글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복도 많이 타고 태어났나 보다. 천방지축이던 어린 시절, 아버지가 어르고 달래고 사정사정 사탕먹이고 하면서 읽으라고 했던 글들이 이제는 내 인생의 지표가 되어가니 말이다. 그러니 어른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나이 60을 바라보니 이런 말들이 가슴에 머문다. 아마 촐삭대고 경박하기 이를 데 없었던 나를 보기 때문일 거다. 이제부터는 좀 눈을 가늘게 뜨고 살아야겠다. 입도 좀 꼬매고… 터진 입이라고 나불대고 정말 농담 쌈치기 하듯 살아왔던 그 경박함도 좀 반성해야겠다. 겸손하지 못했던 말투도 나이 든 어른에 걸맞게 고치고 동네방네 돌아 니면서 격에 맞지 않게 지분거렸던 태도도 고쳐야겠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없다. 지 버릇 개주겠나?)
나이가 든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높고 낮고, 쉽고 어렵고 ,기쁘고 아프고 그리고 죽도록 미워하고 또 사랑하는 그것들이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일까? 그러면서도 지 잘난 맛에 사는 것이 인생이다.
그 속에 그만이 아는 아픔이 있어서 일거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글 한자 쓰기도 어쩐지 캥긴다. 지가 무얼 안다고 난 척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만 그런가? 나이 들어서 그런가? 더 조심하고 더 생각하게 된다. 아마 그래야 할 나이인 것 같다. 벌써 손녀가 둘이나 된다. 복중에 복이다. 또 두어 달 지나면 또 태어나신단다. 손녀란다. 아니, 공주님이시란다. 말년에 복이 터지는 것 같다.
한인회장 출마를 결심하고 선거 준비하면서 나를 돌이켜 보니, 가장 두려운 것이 나의 경박함이다.’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도 나에게는 그리 약속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만약에 내가 한인회장이 되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골몰해 있다. 캄보디아에 사는 교민들은 한인회에 무엇을 원할까? 캄보디아에 처음 오는 분들은 한인회에 무엇을 기대할까? 이들이 겪고 있는, 또 겪을 사회적 정서적 불안감을 우리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한인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캄 가족의 문제는 어떻게 도울 것인가? 등등… 그러고 보니 나는 또 아픈 마음으로 새로운 가슴앓이를 시작하는 것 같다.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