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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남북을 뒤흔든‘심근경색’
한반도 전역에 한파가 몰아닥친 17일 아침,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의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자연의 법칙은 참으로 공평해서, 추운 날씨에 부쩍 사망률이 높아지는 심근경색으로 인한 노인들의 희생에는 남북이 따로 없고 이념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이 69세 노인의 심장마비 사망은 상황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 문제다.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가, ‘강성대국’을 지향하던 ‘제왕’의 죽음은 한반도를 정치적 후폭풍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북한의 보도로 처음 사망소식을 접한 각국은 충격으로 잠시 반신반의했지만, 이내 그의 사망과 관련된 국내외의 보도, 해설, 논평, 분석, 전망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럴 때일수록 상하수도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물속 한반도에서는 사태의 본말이 전도되거나 옥석을 가릴 수 없는 논쟁과 갈등이 가열된다는 점이다. 북한 방송을 보기 전에는 이틀이나 사망소식을 낌새조차 못 챘던 대한민국 정부의 정보력도 문제지만, 뒤늦게 외교안보회의 소집이다 군 비상이다 법석을 떠는 모양새도 김일성주석 사망 당시 반응과 닮은꼴이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은 17일이었지만 조선중앙TV는 19일 낮에서야 그가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하여 열차에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린다”고 보도했다. 여자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통곡에 가까왔고 김 위원장의 업적 소개와 “위인이 지닐 수 있는 품격과 자질을 최상의 높이에서 완벽하게 체현하시고 심오한 사상리론과 비범한 령도로 혁명과 건설을 백전백승의 한길로 이끌어오신 걸출한 사상 리론가…”식의 쉼표 하나 없는 길고 긴 헌사는 동원가능한 모든 거창한 수식어로 사람을 숨막히게 했다.
천만마디의 찬사가 한 생명을 되돌릴 수 있으랴. 사태의 핵심은 ‘그가 사라졌다’이다. 상례의 의미를 예서에서 보면 “소인의 죽음은 육신이 죽으므로 사(死)이고, 군자의 죽음은 도를 행함이 끝나므로 종(終)이며 사와 종의 중간을 택해 없어진다는 뜻의 상(喪)을 취해 상례로 한다”고 했다.
김일성 사망시처럼 교섭당사자 부재로 한반도위기 완화노력이 표류할까봐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전지구적 경제난과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통일없이 미래가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남북경색은 민족적 심근경색이다. ‘언젠가는 통일이 될 것’이라던 이 대통령과 2001년 방북시 김 위원장의 환대를 받고 와서 ‘그분을 믿는다’고 했던 박근혜 의원이 조문사절단 파견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남과 북은 멱살을 잡든 손을 잡든 종국에는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지 않은가. /차미례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