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어부의 그물이 비어간다

기사입력 : 2013년 01월 04일

 캄보디아 옛말에’물이 있는 곳에 물고기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한 전래동 화에 의하면 캄보디아를 ‘물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땅’이라고 표현 하고 있기도 하다. 캄보디아 는 바삭강과 메콩강을 거대한 호수’똔레 쌉’을 민중의 젖줄처럼 여겨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과는 조금 맞지 않는 듯하다.

캄보디아에서 내수면어업은 수 세기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오늘날까지 시행되는 어업의 형태이다. 생선은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식량이자 동물성 단백질 섭취원이며, 일일 평균 섭취량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캄보디아인들은 하루에 2킬로그램 정도의 생선을 섭취하는 셈이다. 과거에는 국내 내륙 수로에 풍부한 어장 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똔레쌉 호수와 메콩강에는 대략 1,000여 종의 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어획량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잡아들이는 물고기의 크기 또한 작아지고 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캄보디아에서 수력발전 댐 건설로 인해 물고기 부족현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주민들의 생활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이며, 건강을 약화시키고 어업의 심각한 침체를 야기할 것이다.

 

물고기가 어디로 간 것인가?

메콩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일을 업으로 삼는 멩리(49세)는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배 위에 있다. 그가 물고기를 잡아 4명의 자식과 부인 그리고 올해 89세인 노부모를 부양하는 데 쓰고 있다. 그는 메콩강에서 60년 이상 어업을 해 왔다. 그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물고기를 잡는 것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게 뜸해졌다. 요즘 들어 고기가 제대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어획량은 형편없이 떨어지고 잡히는 물고기의 크기도 전보다 훨씬 작아졌다.

 


그는 서글픈 목소리로 이제 더 이상 물고기를 잡아서 가족을 부양할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슬프다고 말하며, 13살 때부터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왔는데 이제 잡을 물고기가 없어졌으니 아이들 학교는 어떻게 보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말했다.

그의 집은 물고기를 잡는 그물과 도구에 둘러싸여 있으며 집 앞에는 대나무로 만든 통발이 설치되어 있었다. 강에는 자신 소유의 배 16척과 친척들 소유의 배 45척이 함께 닻을 내리고 있었다. 모두 다 고기잡이 배들이었지만, 이제 멩리 가족을 포함한 세 가구만이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손을 뗐다.

배타고 밖에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그의 딸은 이제 집에서 장작을 패거나 요리를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그의 형제와 조카를 비롯한 친척들은 이미 마을을 떠난 지 오래이며 도시에서 페인트공, 건설 잡부, 툭툭 운전수 등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전처럼 고기를 잡아서 먹고사는 것은 불가능해 진 것이다.

멩리는 생선죽을 먹고 있는 올해 89세인 나이든 할머니에게’요즘 사는 게 예전 같지 않다”아마 이제 물고기들이 더 이상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닌가 싶다’고 눈물을 떨구며 이야기한다. 그는 예전에는 큰 물고기들이 너무 많이 잡혀서 작은 것들은 놔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물에 잡히는 것들은 몽땅 가져와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잡히는 것이라곤 기존에 잡히던 것에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10kg 내외이다. 수입도 하루 $17~20에서 $5~7로 곤두박질 쳤다. 자식들 중 두명은 학교를 그만두기까지 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어부였기 때문에 자기도 어부로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며, 만약 물고기가 어디론가 갔기 때문에 이런 것이라면, 자신은 물고기가 잡히는 새 장소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통계치

캄보디아에는 멩리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 한 익명의 어업 자문인은 메콩강과 똔레쌉 호수의 어장량과 물고기 크기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획량 감소로 인해 생선 가격도 상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어업 종사자들과 생선 수출업체들의 수입도 절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수산청에서는 2012년의 어획량이 전년에 비해 더 늘어났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11개월간 29만6천 톤의 물고기가 잡혔지만, 2012년 동기간에는 총 38만1200톤의 어획량을 기록했다면서 전년대비 29% 증가했다고 기록했다.

이와 동시에 물고기 수출량도 감소하였다. 공식 자료에 의하면 2011년 초반 11개월 수출량이 23,500톤이였던 것이 2011년에 들어와 18,800으로 감소했다(20%). 캄보디아에서 수산업은 전체 GDP 12%를 차지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잡히는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국내에서 수요되며, 식품으로 가공되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의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발표되는 통계는 모순적이다. 수산업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하는 수치가 조금은’유연’하고 실제 상황을 반영하기 보다는 어민들에게 경고하는 자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농산부 소속 공무원인 우이 칭은 어업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느끼는 물고기 부족현상은 기후변화와 올해 수심이 낮아진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비해 올해 캄보디아 수심은 2.7미터정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그는 수심이 낮아지게 되면 물이 더러워지며, 물고기가 번식할 수 있는 조건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불어 과도한 어업과 불법 조업도 어획량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호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강우량과 수심의 변화가 심각한 와중에, 수력발전소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 강의 생리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환경보호주의자와 전문가들은 캄보디아와 주변국에서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댐을 건설하는 것이 어장량에 굉장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왜냐하면 댐 건설로 인해 물고기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산란을 하기 위한 이동을 막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가 공유하고 있는 메콩강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19개의 댐이 건설될 것이며 일부는 이미 완공됐다.

 

비평가들과 타국 정부에서 이 댐들이 어장량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조사하는 환경영향평가서 조사를 실시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계속 밀어 붙이고 있다.이에 더불어 강 주변에 거주하는 지역공동체를 돕기 위한 홍수 대책 프로그램들이 물고기와 어업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똔레쌉 강변가의 어업 공동체 대표인 옴 쳄은 물고기들의 서식지가 파괴되는게 가장 큰 이슈라고 말하며, 이것은 마치 누가 우리 집에 쳐들어 와서 집을 허물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이제 물고기들은 안락하게 거주할 곳, 종족번식을 위한 장소를 모두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는가?

농산부 산하 수산국, 수산청은 전국적으로 1,350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주요 업무는 라이센스 발급, 규제 강화, 연구 수행, 어업 공동체 관리 등이 있다. 농산부에서는 어장량을 보호하기 위해서 불법 조업 금지 캠페인 시행, 전기를 이용한 조업방식 단속 등 다양한 방책을 시행중에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으로 인해 범국민적으로 어장 보호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며, 전통적 어업 방식 및 양식업을 권장하고 인다. 농산부 소속의 우이 칭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양식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어업 전문가가 이달 초 기고한 기사에 의하면 어장 관리 계획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불법 조업, 낮아진 수심, 댐 건설, 불법 벌목 등으로 인해 그렇게 많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호책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당국은 2012년초부터 총 5,000여건의 불법 조업 현장을 적발해 50여명을 체포했다. 또한 어업이 금지되는 ‘어장 보호 구역’등을 설정하기도 하여 어장량을 차츰 회복시켜 나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멩리와 같은 어부들에게는 정부의 이와 같은 노력이 그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어부로 살아가기로 결심하였지만, 지금처럼 수심이 계속해서 낮아지거나 어장량이 점점 줄어든다면 자신이 계속해서 가업을 이어나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가 자신의 인생에서 최악의 해라고 말했다. / 이코노믹 투데이에서 정인휴 번역정리

댓글 남기기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