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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강제추방, 손을 쓸 수가 없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프놈펜 시 땅값은 금값이 되어가고 있으며 빈민들만이 고급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있다. 국내 인권단체 자료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05~2009년 간 25만 여명의 캄보디아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내쫓겼다. 또 이와 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어 국제사회가 개입한 바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지난 2011년에 벙깍 호수 주변에 살고 있던 20,000여 가구가 강제추방의 위기에 직면하자 세계은행은 차관을 동결시켰다. 그러나 차관동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강제추방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고, 정부는 여전히 대형 개발사들의 편에 서서 다수의 캄보디아 빈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개발사인 판 이멕스(Phan Imex)가 프놈펜 시내 보레이께일라 지역의 슬럼가에서 300여 채의 주택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월 3일 이른 아침 시작된 싸움에서 수 백명의 보레이 깰라 주민들은 화염병과 돌맹이로 무장경찰들과 맞서 싸웠다. 이날 시위는 몇 시간동안 계속됐으며 양측에 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다음 날 철거민들은 도로를 점령해 주요 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주도했다. 얼굴에 상처를 입은 시위대의 한 여성은 자신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도저가 집을 허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너무 급작스러웠기 때문에 집에서 무엇을 가져나올 새가 없었다고 말하며, 들고 있는 끄러마(캄보디아 스카프)와 더러운 옷가지만이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전부라고 말했다.
판 이멕스사는 지난 2003년 정부-주민간 협상에서 1,776명의 거주민들의 집을 허무는 댓가로 10개의 신규 아파트를 지어줄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판 이멕스사는 지난 2010년 여력상 8개의 건물밖에 지을 수 없다고 발표해, 300여 가구가 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내쫓긴 가구들은 완공된 아파트 대신에 두 곳의 재정착 지역을 제공받았다. 이 지역은 난민촌과 같이 열악한 환경이다.
시위대들은 법의 보호 또한 받지 못한다. 지난 11일 프놈펜 시내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진행하던 3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은 봉고차에 던져진 후 구치소에 구류됐다. 이들 중 20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은 지난 18일에 경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벽을 넘어 극적인 탈출에 성공해 툭툭을 타고 국내 NGO인 주거권옹호단체(Housing Rights Task Force)를 찾아왔다. 팀 말라이 캄보디아 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언론 발표자료에서 강제추방을 비난하며 이와 같은 강제추방이 캄보디아의 정치 경제적 엘리트들이 법을 무시하고 처벌받지 아니한 채 일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철거를 주도한 판 이맥스사는 지난 주까지 프놈펜으로부터 약 56km 외곽에 위치한 프놈 밧 재정착지역에 살고 있던 100여 가구의 주민중 60가구만이 토지를 요구하던 가구라고 인정을 해, 남은 40가구는 또 한 차례의 강제 추방의 위기에 봉착했다. 판 이멕스는 토지를 요구하는 진정인들에게 지역 당국으로부터 공증받은 거주 문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문서를 찾고 공증을 받는 것은 몇몇 철거민들에게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많은 철거민들이 그들의 집이 허물어질 때 문서들을 함께 분실했기 때문이다.
야당 국회의원이자 인권운동가 무 소쿠 의원은 판 이멕스가 프놈펜시와 정부 고관들로부터 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철거를 집행할 때 정부는 이에 전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 휴먼라이츠와치 아시아 지부장 필 로버트슨은 보레이깨일라 주민들이 미래에 가질 수 있는 것은 강탈로 인한 절망뿐이며, 수 세대가 살아온 터전에서 쫓아내는 것만큼 한 인간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악행은 없다고 말했다.
보레이깨일라 철거민들은 지난 2011년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벙꺽 철거민들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벙꺽 지역의 철거민들은 캄보디아인민당 소속의 한 상원의원이 대표인 개발사 슈카쿠 Inc.를 상대로 시위를 집행했었다./25면으로
23면에서/ 슈카쿠는 초호화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프놈펜 시내 벙꺽 호수에 모래를 퍼부어 이를 매립했으며, 호숫가에 지어진 집도 함께 매몰됐다. 이로써 20,000여 가구의 빈민들이 강제추방의 위기에 직면했었다. 몇몇 가구들은 불충분한 보상금에 동의하며 이곳을 떠났지만, 대다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강제 추방을 지켜보던 세계은행은 작년 8월 차관을 동결했으며 동결조치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차관동결에 대한 반응으로, 훈센 총리는 슈카쿠사에 의해 내몰린 주민들에게 12.44헥타 크기의 거주지를 제공했으며, 현재까지 약 500개의 구획이 제공됐다. 그러나 시위와 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벙꺽 지역의 한 철거민인 꾼 짠타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보레이깨일라 시위에 동참했다. 뙤약볕에서 그는 철거민들에게 다시 돌아가서 판 이멕스 사에게 더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미국대사관 직원들은 이들 시위대를 완전히 무시했다. 꾼 짠타는 판 이멕스사에게 모든 것을 다 바치라고 말하며, 비록 벌거벗게 될 지라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진정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자들은 캄보디아 정부라고 힐난했다.
세계은행이 차관을 동결하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서 토지몰수와 강제추방은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고무, 광산, 관광, 농업 분야 기업에 국유지를 계속해서 임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USAID의 최신보고서에 의하면 보호구역 외곽 7% 토지가 농산업 농장을 위해 민영기업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임차는 캄보디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시행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토지를 잃는 사람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9년 지방에 거주하는 20~40%의 가구가 공식적으로 인증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캄보디아 법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토지가 정부에 의해 취득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캄보디아 법에서는 철거민들에게 시장가에 합당한 토지가를 배상해야 한다고 적혀있지만 이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조항이다.
철거민들이 재정착지에서 거주하기란 굉장히 힘들다. 이곳에는 화장실이 없으며, 보건소는 멀리 떨어져 있고 수도의 상태도 굉장히 열악하다. NGO가 이곳에 식품과 의료품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일감을 찾기 위해 도시에 있으며 멀리서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푼돈을 벌고 있다.
최근 주거권옹호단체가 재정착 주민 1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재정착지에 살고 있는 2/3 이상의 주민들이 가구당 평균 $869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며 (연평균 일인당 GDP : $830), 전체 재정착 주민들 중 35.7%가 실업자이다 (강제추방 이전의 실업률 : 18.4%).
철거민들, 앞 다퉈 세계의 주목을 받으려해
계속되는 시위와 언론의 보도에서 불구하고, 국제공동체들은 보레이깰라 주민들의 곤경과 캄보디아 토지몰수 문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국제적인 조치만이 정부의 자각과 실질적인 행동을 이끌어낼 단 한 가지의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18일 캄보디아 남부 스누얼 지역에서 토지몰수에 대항해 시위를 하던 4명의 주민들이 총상을 당했다. 훈센 총리는 총격을 자행한 민영경비업체를 비난했다. 그러나 법적인 조치가 취해졌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휴먼라이츠와치의 로버트슨은 캄보디아 정부가 오직 개발프로젝트를 잃을 까에 대한 두려움과 곤혹에만 대응한다고 말하며, 국제공동체가 이와 같은 권력의 남용이 발생할 때 마다 이에 맞서는 정치적 의지를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올 1월 이래로, 재정착지는 가득차고 8명의 보레이깨일라 시위단은 감옥에서 쇠약해지고 있다. 세계은행 차관동결과 같은 강경조치는 더 이상 취해지지 않고 있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한 철거민은 오직 빈민들만이 빈민들을 돕는다고 하며 부자와 권력가들은 여기에 와서 우리를 도우려 할 용기도 없다고 말했다. / 글로벌포스트에서 요약 정리,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