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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결혼의 꼼수, 결혼의 가치
어쩌다가’결혼’에 대해서 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란 기사제목이 슬핏 눈에 걸려든 때문일까. 결혼을 덜컥 해버리고 그것도 26년차 관록(?)의 보유자지만, 결혼에 대한 얘기는 수다를 떨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수 년 전에 먹은 송편이 올라올 정도로 신물이 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누라가 죽기 전에는 결혼에 관한 의견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는 버나드 쇼의 주장은 참으로 지당한 것이다.
간혹 죽음이나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엄습할 때가 있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여인으로서 민망한 소리지만, 어쨌거나 결혼을 다시 하는 일일랑 없을 것 같다. 영원처럼 각인된 새각시가 되던 그 날의 떨림, 한번으로 족하다. 쿨한 것과는 거리가 먼, 인간관계 중 가장 징그러운 결혼관계를 구태여 다시 맺어서 나의 적나라함을 또 다른 남자에게 들키고 싶지도 않고, 내 결점을 지금의 남편만큼 커버해 줄 수 있는 남자로 새삼 길들일 자신이 없기도 하고.
제목은 생각이 안 나지만 남편과 본 영화중에, 쟁쟁한 가문의 가장이 천수를 다하고 죽어 장례를 치르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가 있었다. 미망인은 남편의 지위에 걸맞게 장대한 장례식을 치른 후 장례파티가 무르익어갈 즈음, 조용히 운전기사를 불러내 한적한 호숫가로 향한다. 70대 호호파파 미망인은 홀로 차에서 내려 근처에 정박해 둔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느릿느릿 노를 젓는다. 호수 한 가운데에 이르러 세인의 눈초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되자 노 젓기를 멈추고 한동안 정물처럼 앉아있다. 홀연히 피를 토하듯 대성통곡한다. 허리를 거푸 꺾어가며 한참을 설리 울다가, 갑자기 목을 뒤로 재끼더니 호수바닥까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파안대소한다. 푸으하핫 핫 핫…(그 장면에서 남편과 나는 염화미소를 교환하고 영화 속 미망인처럼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부와 명예, 권력, 교양으로 휘갑하고 다정하게 해로해 누가 보더라도 완벽하게 보이는 커플이었건만, 절반의 충족과 절반의 회환으로 남는 게 결혼인 모양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 과도한 개인성취를 요구하는 경쟁사회, 평생직장의 소멸로 변동이 많은 불안정한 생활, 부양 양육 교육비 절상에 따른 책임 부담…, 대부분의 현대인은 결혼은 못할 짓, 미친 짓이라고 느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결혼을 하는 사람이 더 많고, 형식은 다양해지더라도 그런 추세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인간의 어떠한 욕구보다 서로 역성을 들어주고 가여워 해주는 살가움에 대한 갈망, 그 ‘정주림’을 못 견디는 본성이 강한 탓이 아닐까싶다. 더구나 혼자 있으면 나태해지고 마는 또 다른 본성으로 볼 때, 한 배를 탔다는 느낌만큼 사람을 분발하게 하는 것도 없으니 결혼은 꽤 괜찮은 제도가 아닐른지./ 나순 건축사
*뉴스브리핑 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