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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사람의 향기
내 비문은 <00부인 00나씨 나순의 묘, 0년 0월 0일>따위보다는, <라일락향기 그윽했던 0년 0월,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다 여기 잠드나니…>처럼, 시의 어조로 새겨줬으면 좋겠다. 제삿날이나 꼽게 되는 기록문보다는, 아득한 라일락 향기와 애련한 사랑의 추억에 젖게 하는 시문이 훨씬 낫지 않은가. 깨알 같은 문자들이 빚어내는 마법에의 도취, 내가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하다.
좋은 글에서 자연스레 향기가 맡아지듯 숱한 사람 중에도 어쩐지 끌리는 사람이 있다. 특별히 향기 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의 향기는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혹자는 ‘인격’과 ‘지식’이 만났을 때 피어난다고 한다. 한 가닥 하는 사람에게 끌리고 마는 나로서는, 거기에 자기분야의 ‘성취’를 더하고 싶다. 온실의 화초 분위기 보다는 비열한 세상사와 지난한 그리움을 삭혀낸 ‘달관’의 분위기라면, 그 향기 더욱 그윽할 테고.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캄보디아인구의 과반이 30세 미만이라고 한다. ‘이건 또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웬만한 지성인도 이해하기 힘든 새 상품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선대가 축척한 경험보다는, 신세대의 순발력에 기대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할머니 레시피야 인터넷에 다 나와 있지만, 인터넷이 말썽이면 아들넘 신세를 져야 하니…) 노령화문제가 심각한 여타의 선진국에 비하면 캄보디아로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 신세대에게 첨단문화에 대한 해법을 기대기엔 시기상조다. 7세 이상 인구 중 75%가 문자 해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작금의 교육 수준으로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유추하여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건설 현장만 해도 잡부는 넘쳐나나 일머리를 아는 기술자는 가물에 콩 나듯하다.
캄보디아 사람하면, 누구나 순박함을 떠올린다. 부처님의 나라답게 대부분 욕심이 없고 성정이 착하다. 그러나 높은 문맹률이 시사하듯, 소양교육이 결여된 순박함 뒤에는 선악에 대한 흐릿한 판단은 물론, 의지박약의 나태, 비굴함, 상스러움, 무례함이 도사리고 있다. 15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크메르제국’으로 불리 울 정도로 찬란한 문화를 이룬 강국이었지만, 폴폿시대에 대부분의 지식인이 학살된 데다 내전과 가난의 여파로 교육의 맥이 끊어진 탓이다.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중국속담이 있다. 따스한 인간미와 진실한 열정을 갖춘 개인의 향기가 국가의 이미지로 이어지고, 높은 국격은 <그 나라를 닮고 싶다>는 캄류, 곧 외지인의 동경을 낳을 터이다. 가까운 미래에 크메르 정신과 전인교육의 맥이 이어져 앙코르 왓트 문화의 향기가 재현되기를 소망해 본다./ 나순·건축가
*뉴스브리핑 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