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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작은 보육시설서 펼쳐진 ‘발레 드라마’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리회가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렸다. 분홍색 토슈즈를 신은 발끝으로 오뚝 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발레리나의 가늘고 곧게 뻗은 다리가 발끝까지 완전한 일자가 됐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69명의 캄보디아 아이들의 눈이 둥그레졌다. 연이어 다리를 뒤로 들어 올리는 아라베스크 동작을 취한 김리회를 남성 무용수 송정빈이 어깨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이번에는 ‘와아~’하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26일 오후 4시 국립발레단 무용수와 관계자 10여명이 캄보디아 시엠립 지역의 아동 보육시설 ‘로터스 월드’에서 연 발레교실 모습이다. ‘로터스 월드’는 조계종 산하 사단법인으로 6-18세의 고아 및 극빈층 아동 69명을 보육하는 시설이다. 후원금 등으로 지난 2006년부터 운영돼왔다.
국립발레단은 한국과 캄보디아 수교 15주년을 맞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지난 24-25일 양일에 걸쳐 갈라 공연을 펼친 후 어려운 지역 아동들을 위한 발레 교실을 열었다. 이곳 아동들은 학교에 다니지만, 열악한 교육 환경 탓에 예체능 교육은 전혀 받지 못한다. 공연 전날인 23일에는 프놈펜 서부 카나디아 공단지역에서도 같은 수업을 진행했다.
낡은 피아노에서 반주 음악이 흘러나오자 아이들은 신고 있던 슬리퍼까지 벗어 던진 채 맨발로 무용수들의 동작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까치발을 든 채 워킹을 하기도 하고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보기도 했다. 균형을 잡지 못해 뒤뚱거리는 친구들을 보며 아이들은 연방 웃음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무용수들은 한명 한명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쑥스러워하는 아이들을 끌어안으며 무대로 이끌었다. 몇몇은 처음 보는 동작인데도 곧잘 따라 해 단원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최고의 발레리나로 등극한 스라이 쁘익(12)이 목을 들고 발끝을 세운 채 걷는 ‘발레리나 워킹’을 당당히 선보였다. 이번엔 단원들이 역으로 탄성을 내질렀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발레의 마임 동작을 배워보는 시간. 단원들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쓰이는 발레 동작을 보여줬다. 아이들과 무용수들은 서로 마주 보고 서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내 사랑을 맹세합니다’를 발레 마임으로 표현했다. 언어를 뛰어넘어 진실한 마음들이 그대로 전해졌다. 예술의 힘이었다. 발레 교실을 진행한 신무섭 발레마스터(지도위원)는 “오늘 수업은 짧았지만 아이들이 예술에 조금이라도 눈을 뜨고 관심을 두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연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