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무용 러밤 압사라

기사입력 : 2012년 06월 01일

대형 뷔페식당에서 크메르 전통 무용을 감상하면서 즐기는 디너쇼는 시엠립의 앙코르와트 관광 일정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 중 하나이다. 디너쇼는 고기잡이, 코코넛 댄스 등의 민속무용과 고대 설화 무언극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 중에서 관광객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집중시키는 쇼는 바로 천상의 무희들의 공연, 바로 ‘러밤 압사라’ 일 것이다.

우리에게 ‘압사라 댄스’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무용의 정식 명칭은 ‘러밤 뗍 압사라’이다. 압사라는 물의 여신으로 다른 신들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하는 신, 즉 ‘천상의 무희’, ‘춤추는 여신’로 알려져 있다. 앙코르와트 사원 부조에 섬세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새겨진 이 무용은 고대 앙코르 시대에 비슈누와 시바에게 경배를 드리면서 신을 즐겁게 하는 동작이었다. 태국의 침범으로 몰락한 앙코르제국은 그 문화마저도 완전히 소실하게 됐는데, ‘러밤 압사라’ 또한 태국에게 모조리 빼앗기게 되었다. 이후 근대에 들어 정글 속에 파묻힌 앙코르사원을 재발견한 이후 1,500개 이상의 부조에 새겨진 러밤 압사라의 동작을 조합해서 무용으로 복원한 놀라운 역사를 갖고 있다.

이후 ‘러밤 압사라’는 왕족을 위한 춤으로 계승됐다. 압사라 무희들은 천상의 존재를 표현하는 신성한 임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왕궁에서만 기거하도록 했고 결혼은 금지되어 있었다. 무용수들은 타이트한 전통 의상에 각종 금 왕관, 금팔찌 등의 각종 장신구로 치장을 하고 맨발과 맨손으로 무대에 오른다. 느린 음악(대부분 인도의 대 서사시 ‘라마야나’ 설화나 종교적인 신화의 창가)에 맞춰 진행되는 춤 동작 하나하나는 굉장히 우아하고 섬세하다.

특히 90도 까지 꺾어지며 유연한 곡선을 만들어 내는 손목과, 무거운 장신구를 온몸에 걸치고 있음에도 내내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그 놀라운 기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느릿한 창가에 맞춰 변하지 않는 미소를 머금은 아름다운 무희들의 반복되는 손동작을 보고 있노라면 이 무용을 보고 즐거워하던 당시의 신과 왕들의 감격스런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러밤 압사라의 손동작 하나하나도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있을 때는 ‘살아 있음’을 손등이 위로 향하고 있을 때는 ‘죽음’을 상징한다. 이 손동작은 이야기의 창가의 내용에 따라 빙글빙글 돌아가며 탄생 – 아픔 – 늙음 – 죽음을 반복적으로 표현해, 힌두교의 윤회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시엠립에서 압사라 댄스 공연을 하는 식당들은 많이 있지만 꿀렌삐, 똔레쌉 레스토랑 등의 식당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