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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국회의원 선거
캄보디아가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5년마다 치르는 국회의원 선거가 7월 28일로 잡힌 가운데 6월 27일부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의원 내각제 국가이기 때문에 행정 수장인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결정되는데, 훈센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CPP)이 압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놈펜 시내 곳곳에서 온종일 확성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8개의 정당이 이번 선거에 의원 후보자를 내고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군소 정당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반면, CPP의 어마어마한 선거 운동 대열이 프놈펜 시내 곳곳을 누비고 다니고 있다. 도로 한쪽을 완전히 차단하기 때문에 행렬이 지나가는 동안 차 속에 갇혀 있기 일쑤다. 그래서 요즘에는 시내 중심가에서의 식사 약속 같은 것은 가급적 삼가고 시내에 볼일 보러 나갈 때에는 선거 운동 대열을 피해서 다녀야 한다.
집권당인 CPP의 선거 운동 대열이 지나가는 도로 양편에는 구경꾼들로 붐빈다. 백여 대가 넘는 차량과 수백 대의 오토바이에 선거 홍보 배너와 깃발 등을 달고 수천 명이 대열을 이루어 간선 도로를 점령하고 지나간다. 몇 대의 트레일러에는 악단을 구성해서 이동하면서 노래와 춤으로 시선을 끌고, 운동원들은 흰색 상의와 모자로 의상을 통일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운동원들의 다수는 젊은 청년들인데 그 중에는 CPP 당원들도 있지만 대부분 고용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선거를 치를 때마다 건설 현장이나 일부 공장은 극심한 근로자 부족 현상을 겪는다.
CPP의 이러한 위용과는 달리, 제1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비롯한 여타 정당들의 선거 운동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기껏해야 대여섯 대의 차량에 몇 십 명의 선거 운동원들이 전부다. 일부 정당은 툭툭이 두세 대에 확성기를 달고 다니면서 선거 운동을 한다. 또, 주요 공원이나 대로변 곳곳에는 CPP가 대형 천막과 각종 홍보물을 설치하고 악단과 가수까지 동원해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선거에서는 공정한 게임의 룰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집권 여당 CPP 하나만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선거 운동이 진행된다. 야당들의 항의와 반발이 거세지만 공무원들은 물론 선거의 공정성을 기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조차 CPP에 편향돼 있다.
삼랑시가 이끄는 CNRP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CPP의 승리는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지난 28년 동안 절대 강자의 자리를 지켜 온 훈센 총리가 또 다시 차기 총리로 대권을 이어가게 된다. 이제 60대 초반의 그의 나이와 캄보디아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10년 이상 훈센의 대권 행로는 계속될 것 같다. CPP를 이끌어가는 데에 찌어 심(상원의장)과 헹삼린(국회의장)이 있지만 연로한데다가 휘하의 수족이 약화되고 권력의 중심이 훈센 총리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훈센의 뒤를 이을 뚜렷한 인물이 부상하지 않는 가운데 장차 그의 아들에게 대권을 세습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권력은 곧 부’로 통하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오늘의 캄보디아가 당분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정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지만 이에 대한 캄보디아 국민들의 반응은 매우 차분하고 담담하다. 살육의 역사와 정쟁의 시기를 지나 그나마 안정을 찾은 것은 불과 십 수 년, 변화가 곧 분란과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심사가 이런 것이 아닐까? ‘누가 하든 상관없다. 너희들 맘대로 하게 내버려둘 테니 제발 죽이지 말고 괴롭히지 말고 이대로 살게 내버려 둬.’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