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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열악한 도로 사정
며칠 전, 프놈펜에서 시엠립으로 이어지는 6번 국도에서 선교사 가족 4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있었다. 한 달 반 전에도 4번 국도에서 한국인 사업가가 교통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고 모두 차량 충돌에 의해서 일어났다. 해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대부분의 사고가 과속이나 운전 부주의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근본 원인은 캄보디아의 열악한 도로 여건에 있다. 교통량이 많은 4번 국도나 6번 국도는 왕복 2차선으로 추월하기 위해서는 반대 차선을 넘어야 한다. 차량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우마차 등이 같이 달리는 도로라 운전 중 항상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데 여기에 추월하기 위해 차선을 넘어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해서 운전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캄보디아에는 여섯 개의 국도를 기반으로 크고 작은 도로망이 연결되어 있다. 국도는 프놈펜을 중심으로 부채꼴 형태로 뻗어 나가는데, 프놈펜과 베트남 호치민을 잇는 1번 국도로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6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다. 교통량이 많고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도로는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구간의 4번 국도다. 시아누크빌에 국제항이 있어서 수출입 컨테이너 차량과 화물 트럭이 특히 많이 다니고 해변 휴양 도시 시아누크빌을 오가는 일반 차량들도 많이 이용한다. 그 다음으로 교통량이 많은 도로는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과 프놈펜을 잇는 6번 국도다. 인구가 많이 밀집해 있는 북동부 북서부 지방으로 통하는 도로라서 크고 작은 버스 교통량이 많다. 그러나 다른 국도와 마찬가지로 왕복 2차선인데다가 도로폭이 좁고 길이 낡아서 프놈펜에서 314km 떨어진 시엠립까지 가는 데는 버스로 5시간 이상 걸린다. 현재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1년쯤 지나면 도로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의 지원으로 몇 년 전에 새로 단장된 1번 국도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국도의 도로 상태가 매우 열악하다. 한국의 지방도만도 못하다. 국도에서 갈라져 나가는 지방도는 거의 비포장이고 교량이 없는 곳이 많아서 강이 있는 곳에서는 바지선을 이용해서 건너기도 한다. 우기에는 길이 물속에 잠기기 때문에 몇 달 동안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도로도 있다.
자급자족하던 농경 사회에서 인적 물적 이동이 전제된 산업 사회로 변모하면서 도로는 국가나 사회 발전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활동을 증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도로다. 이런 면에서 캄보디아의 열악한 도로 사정은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향상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대부분의 제조업 시설들이 프놈펜 근교와 그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도 물류 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수와 수출입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물류 여건 때문이다.
장차 캄보디아에서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조건이 유통망이다. 캄보디아에서 소비되는 많은 야채와 과일들이 지금은 주로 베트남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 부분은 기후 조건이나 토질로 볼 때 산지가 발달되어 있고 비옥한 토지를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 여러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도로 사정 등 열악한 물류 체계로 인해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국민 생활의 편익을 제공해 주고 경제 활동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도로를 확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인천대교 건설비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의 캄보디아 1년 예산으로는 도로 건설과 유지에 투지할 여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갈 길이 먼데 길이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