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의 캄보디아 부동산 파헤치기] 미국 글로벌 관세 정책이 캄보디아 경제에 미칠 영향

기사입력 : 2025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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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정책, 특히 캄보디아에 부과된 특정 관세 조치가 캄보디아 경제 전반에 미칠 다각적인 영향을 분석해보자.

■ 캄보디아 관련 관세

캄보디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 하에서 특히 주목받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여러 관세 조치가 직간접적으로 캄보디아 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른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캄보디아산 수입품에도 2025년 4월 5일부터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에 GSP 혜택이 만료되어 이미 MFN(최혜국 대우) 관세를 적용 받던 캄보디아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2025년 4월 2일 발표된 ‘상호주의적 관세’ 대상 국가 목록에 캄보디아가 포함되었으며, 부과된 세율은 49% 로, 이는 당시 발표된 국가별 상호주의 관세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자 아세안(ASEAN) 국가 중에서도 최고 세율이었다. 미국 행정부는 이 세율 산정의 근거로 캄보디아가 미국산 제품에 최대 9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절반 수준인 49%를 상호주의적 관세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는 이러한 미국 측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캄보디아 상무부는 자국이 WTO 회원국으로서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미국산 제품을 포함한 모든 수입품에 대해 부과하는 최고 관세율은 WTO 양허 상한인 35%보다 낮은 29.4%라고 밝혔다. 이처럼 관세율 산정 근거에 대한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는 향후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의 97% 주장이 일반적인 MFN 세율이 아닌 특정 품목의 최고 세율이나 비관세 장벽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계산에 근거했을 가능성, 혹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 및 상품 우회 수출(transshipment) 방지 등 지정학적 고려가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근거의 불명확성은 협상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셋째, 49%의 상호주의적 관세는 발표 직후 90일간 유예 조치가 내려진 상황이다. 초기 보도에서는 캄보디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후 캄보디아 정부가 즉각적인 협상 의사를 타진하고 미국 축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유예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정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0일 유예 기간 이후 49% 관세가 재개될 가능성이나 협상 결과에 따라 세율이 조정될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 관세 부과 이전 캄보디아 경제 전망

2025년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기 이전, 캄보디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점진적으로 회복하며 비교적 긍정적인 성장 전망을 보이고 있었다. 다양한 기관들의 2025년 GDP 성장률 예측치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5%대 후반에서 6%대 초반에 분포했다. 캄보디아 정부와 집권당(CPP)은 6.3%의 성장을 예상하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기대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0% 또는 6.1% 성장을 전망했고, 세계은행(World Bank)은 다소 보수적인 5.4%를 예측했다. 이러한 낙관론은 제조업 수출 회복, 관광산업 활성화,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등에 기반한 것이었다.

2024년의 거시경제 지표는 이러한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GDP 성장률은 약 6%를 기록했으며, 물가 상승률은 0.5%~0.8% 수준으로 매우 낮게 유지되었다. 환율은 안정적이었고, 외환보유고는 수입액 기준 약 7개월분에 해당하는 225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대외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었다. 1인당 GDP 역시 꾸준히 증가하여 2024년 약 2,713달러에서 2025년에는 2,9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었다. 2025년 물가 상승률은 낮은 기저 효과와 내수 회복으로 인해 다소 상승하여 2%~3.7%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 주요 경제 부문 (GFT, 농업, 관광)

캄보디아 경제 구조는 특정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보인다. 가장 핵심적인 부문은 의류, 신발, 여행용품(Garment, Footwear, and Travel Goods, GFT) 제조업이다. 이 부문은 캄보디아 총 상품 수출의 70~78%를 차지하는 최대 외화 수입원이며, 약 8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요 고용 창출원이기도 하다. GDP 기여도 역시 상당하여 약 4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2024년 GFT 부문 수출액은 137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78%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 부문의 성장은 주로 해외 수요, 특히 미국과 EU 시장에 크게 의존한다.

농업 부문은 여전히 캄보디아 경제의 근간을 이루며 많은 인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2025년 성장률 전망치는 1.0~1.3% 수준으로 다른 부문에 비해 낮지만,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주요 생산 품목은 쌀, 고무, 카사바, 옥수수, 사탕수수, 과일 등이다. 특히 쌀은 2024년 약 53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7, 천연고무 수출액도 6억 6천만 달러에 달했다.

서비스 부문은 2025년에 5.2~5.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특히 관광산업의 회복이 두드러지는데,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의 95% 가까이 회복되면서 관련 서비스업(숙박, 요식업 등)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Visit Siem Reap Year 2024″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부동산 부문은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해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운송, 금융, 정보통신 등이 서비스 부문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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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의존도, 주요 교역국 – 미국/중국, 주요 품목

캄보디아 경제는 국제 무역, 특히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2024년 기준 총 수출액은 약 262억 달러, 수입액은 약 285억 달러로,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출 시장은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단일 수출 시장으로, 2024년 기준 전체 수출액의 약 38%(99억 1천만 달러)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그 비중이 43.6%에 달하기도 했다. 미국 다음으로는 베트남(36억 1천만 달러), 중국(17억 5천만 달러), 일본(14억 달러), 캐나다(11억 달러) 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반면, 수입은 중국으로부터의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2024년 대중국 수입액은 134억 4천만 달러에 달했으며, 2022년 기준으로는 전체 수입의 약 35%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117억 달러(2024년 기준)에 달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약 13%), 태국(약 13%), 싱가포르(약 11%) 등이 주요 수입 상대국이다.

주요 수출 품목은 앞서 언급한 GFT(의류, 신발, 여행용품)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 외 농산물(쌀, 고무 등), 자전거, 전기기기 등이 있다. 주요 수입 품목은 GFT 생산에 필요한 원단 및 직물, 석유제품, 차량, 기계류, 플라스틱, 화학제품 등 주로 중간재 및 자본재, 원자재이다.

이러한 무역 구조는 캄보디아 경제의 양면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즉, 최종 소비재 수출은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및 원자재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나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에 캄보디아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이 된다.

■ 미국 시장 접근성 및 GSP 만료의 중요성

캄보디아 경제, 특히 GFT 부문의 성장에 있어 미국 시장으로의 접근성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전체 수출의 약 40%를 흡수하는 미국 시장은 캄보디아 제조업의 생명줄과 같다.

과거 캄보디아는 1997년부터 미국의 일반특혜관세제도(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GSP) 수혜국 지위를 누리며 많은 품목을 미국 시장에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로 수출할 수 있었다. 이는 특히 2016년 여행용품(가방, 배낭 등)이 GSP 대상 품목에 추가된 이후 해당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여행용품 수출액은 GSP 적용 이후 수년 만에 5천만 달러에서 10억 달러(2019년) 가까이 급증했으며, 2022년에는 17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GSP의 혜택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국의 GSP 프로그램은 2020년 12월 31일부로 만료되었으며, 2025년 상반기 현재까지 재승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GSP 만료 이후 캄보디아산 수출품(특히 GSP 혜택이 컸던 여행용품)은 미국의 표준적인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었다. MFN 관세율은 품목별로 상이하지만, GFT 제품의 경우 0%에서 최대 33%에 이르는 등 GSP의 무관세 혜택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여행용품은 GSP 하에서 0% 관세가 적용되었으나, MFN 하에서는 10~30%의 관세를 부담하게 되었다.

물론 GSP 프로그램이 과거에도 만료 후 소급 적용되어 재승인된 사례가 있어, 캄보디아는 여전히 GSP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세관 당국도 GSP 재승인 시 관세 환급을 위해 관련 서류 작업을 지속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GSP 혜택이 없는 상태이며, 이는 캄보디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2021년 미국 정부는 캄보디아 내 부패, 인권 침해, 법치주의 약화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향후 GSP 자격 재평가 시 이러한 문제들을 고려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어, GSP 재개가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결론적으로, 캄보디아 경제는 GFT 부문과 미국 시장에 대한 극단적인 의존성이라는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GSP 만료로 이미 경쟁력이 약화된 데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고율 관세 부과는 캄보디아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출은 미국에 집중되어 있지만 생산 투입재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 무역 불균형의 역설’ 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목적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캄보디아 산업에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을 야기한다. RCEP, 한-캄 FTA, 중-캄 FTA 등 시장 다변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미국 시장 의존도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9

 

■ 의류, 신발, 여행용품(GFT) 부문 

캄보디아 경제의 핵심 동력인 GFT 부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에 더해, 만약 49%의 상호주의적 관세가 유예 기간 종료 후 실제로 적용된다면, 캄보디아산 GFT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60%에 육박하는 엄청난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고율 관세는 즉각적으로 미국 수입업체 및 최종 소비자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캄보디아 GFT 산업은 주로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단순 가공(Cut-Make-Trim, CMT) 방식에 특화되어 있어,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이다. 60%에 달하는 관세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시켜,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경쟁국 제품 대비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할 것이다.

캄보디아 GFT 산업은 낮은 인건비, 사회적 책임 준수 노력 개선 등의 강점도 가지고 있지만, 낮은 생산성, 숙련 노동력 부족, 수입 원부자재 의존도 심화 등의 구조적 약점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율 관세는 약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경쟁력을 급격히 잠식할 것이다. 실제로 2023년 초, 이러한 관세 부과 이전에도 캄보디아의 대미 GFT 수출은 이미 36% 감소한 바 있어, GFT 부문의 취약성이 드러난 상태였다. 따라서 49%의 상호주의적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캄보디아 GFT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 농업 부문 영향

농업 부문 역시 미국의 관세 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는 쌀, 고무, 과일 등 미국으로 수출되는 캄보디아 농산물에도 적용된다. 만약 특정 농산물에 대해 49%의 상호주의적 관세가 적용된다면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이다.

다만, 농업 부문의 경우 GFT 부문만큼 미국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 쌀의 주요 수출 시장은 중국, EU 등이며, 미국 시장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농업 부문 전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의 강도는 GFT 부문에 비해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과는 가공 농산물이나 특정 고부가가치 농산물의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농업 부문의 수출 증대 및 다변화 노력에 제동을 걸 수 있다.

 

■ 신흥 수출 부문 잠재적 영향

캄보디아는 GFT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자제품, 기계류, 자전거, 자동차 부품 등 새로운 수출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신흥 부문은 캄보디아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미국의 10% 기본 관세(및 잠재적인 상호주의적 관세)는 이러한 신흥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도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자동차 부품의 경우, 캄보디아가 육성하려는 관련 산업의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캄보디아의 산업 다변화 노력을 저해하고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GFT 부문의 위기가 심화될수록 신흥 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지만, 이들마저 관세 장벽에 부딪힌다면 캄보디아 경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캄보디아의 주력 수출 산업인 GFT 부문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뿐만 아니라, 농업 및 신흥 수출 부문의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할 수 있다. 특히 10% 기본 관세만으로도 GSP 만료 이후 약화된 캄보디아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잠식될 것이며, 이는 최빈국(LDC) 지위를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캄보디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 공급망 역학 (중국 투입재 의존도, 다변화 잠재력/위험)

미국의 관세 정책은 캄보디아의 공급망 구조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GFT 산업은 생산에 필요한 원단, 직물 등 중간재의 상당 부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데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며,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과 맞물려 미묘한 상황을 연출한다. 한편으로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최대 145%)를 피해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려는 ‘China+1′ 전략이 확산되면서 캄보디아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캄보디아 자체에도 높은 관세(10% 기본 + 49% 상호주의)를 부과함에 따라, 캄보디아가 중국을 대체하는 매력적인 생산 기지로서의 이점을 상실할 위험이 커졌다.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생산의 경우, 캄보디아에서 생산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이는 캄보디아가 ‘공급망 압박(Supply Chain Squeeze)’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생산에는 중국산 투입재가 필수적인데, 최종 생산품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는 고율 관세 장벽에 부딪히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이나 인도처럼 상대적으로 자국 내 공급망이 더 잘 갖춰져 있거나, 미국으로부터 낮은 특정 관세를 부과받는 경쟁국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한 중국산 투입재 가격 상승이나 공급 차질 발생 가능성도 캄보디아 제조업체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캄보디아 내에서는 원부자재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자체적인 지원 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 공급망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보다는,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다른 아세안 또는 남아시아 국가로의 생산 이전(relocation)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외국인 직접 투자(FDI) 흐름 및 투자 심리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캄보디아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었으며, 특히 중국 자본의 역할이 지대했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투자국으로, GFT 부문 공장의 약 90%를 중국계 자본이 소유하고 있으며, 일대일로(BRI) 사업을 통해 인프라 투자에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이러한 FDI 유입 추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시장 수출을 목적으로 캄보디아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들은 높은 관세 장벽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망설이거나 철회할 수 있다. 중국 투자자들 역시 캄보디아가 미국의 관세 표적이 되거나 상품 우회 수출지로 지목될 경우, 투자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여 신규 투자를 꺼리거나 기존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

이는 캄보디아에게 딜레마를 안겨준다. 한편으로는 특정 국가(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최대 투자국인 중국 자본이 급격히 이탈할 경우 GFT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캄보디아가 참여하고 있는 지역 무역 협정(RCEP, 한-캄 FTA, 중-캄 FTA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 협정은 캄보디아에게 미국 외 대체 시장을 제공하지만,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의 교역이 급격히 위축될 경우 그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기는 어렵다.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는 캄보디아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양국 간의 압도적인 무역 불균형(캄보디아의 대미 수출이 수입의 약 37배)을 고려할 때, 캄보디아의 보복 조치는 미국 경제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반면, 오히려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궁극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와 잠재적인 세계 경제 둔화는 미국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의 수요까지 위축시켜 캄보디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캄보디아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불안정한 글로벌 무역 환경 속에서 자체적인 정책 대응 여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시장 다변화나 국내 경쟁력 강화는 장기적인 해법이지만,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미국과의 협상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대응 경로가 될 수밖에 없다.

  1. AmCham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부의 협상 노력을 지원하고 업계 공동의 해결책 모색에 동참해야 한다.

  2. 비(非)미국 시장으로의 전환 모색: 현재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생산 물량의 일부를 캄보디아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교역 조건을 가진 EU나 RCEP 회원국 등 다른 시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2025년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 정책, 특히 캄보디아를 겨냥한 10% 보편 관세 및 잠재적인 49% 상호주의적 관세는 캄보디아 경제에 중대하고 심각한 위협을 제기한다. 캄보디아 경제는 GFT 부문과 미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라는 구조적 취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관세 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된다.

분석 결과, 미국의 고율 관세가 지속될 경우 캄보디아의 핵심 산업인 GFT 부문은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인한 수출 급감, 대규모 공장 폐쇄 및 실업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GDP 성장률 둔화, 무역수지 악화 등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야기할 것이다. 또한, FDI 유입 위축, 공급망 불안정성 증대, 국내 물가 상승 압력 등 간접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캄보디아 정부는 관세 부과 근거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미국과의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향후 캄보디아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관세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시장 다변화, 산업 고도화,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인 개혁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2025년 관세 정책은 캄보디아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큰 도전 과제를 안겨주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 산업계, 국제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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