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美 49% 관세 직격탄…전문가 “왜곡된 수치” 반박

기사입력 : 2025년 04월 04일

관세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이유 불분명한 동남아 집중 타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발표된 대규모 상호관세 조치로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캄보디아는 무려 49%의 초고율 관세를 적용받으며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관세 대상국이 됐다. 이번 조치로 인해 수출 중심의 캄보디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은 라오스(48%), 베트남(46%), 태국(36%), 인도네시아(32%) 등 동남아 주요국들에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했지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명확한 설명은 내놓지 않아 ‘동남아 집중 타격’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고율 관세를 정당화하기 위해 언급한 ‘캄보디아가 미국산 제품에 97%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문가들로부터 강한 반박을 받았다.캄보디아의 대표적인 법률 및 조세 자문회사인 앤더슨(Andersen)의 에드윈 반더브루겐(Edwin Vanderbruggen)은 “미국 측이 부가가치세(VAT), 특별소비세 등 내국세를 모두 관세로 간주해 왜곡된 수치를 만들어냈다”며 “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아예 관세 자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팀은 싱가포르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형적인 왜곡이다”고 말했다. 에드윈은 “ 캄보디아는 평균 7%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많은 WTO 회원국에 대해서는 관세가 ‘0%’인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에서 활동 중인 기업가이자 Thalias 그룹의 CEO인 아르노 다르크(Arnaud Darc)도 자신의 SNS를 통해 “관세는 품목별로 0%에서 35%까지 다양하게 부과되며 HS 코드별로 세분화되어 있다. ‘국가 전체에 일괄 97%’ 같은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정치적 목적의 허위 수치”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캄보디아의 의류, 신발, 전자부품 등 핵심 수출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고용 감소와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4년 캄보디아의 대미 수출액은 9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캄보디아 수출액은 2억6,415만 달러로 2.7% 늘었다. 양국 간 총 교역 규모는 101억8,000만 달러로, 2023년 대비 11.2% 증가했다. 미국은 캄보디아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이번 조치에 대해 헹 수어(Heng Sour) 캄보디아 노동부 장관은 “이번 관세 인상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닌 전 세계 대상의 조치이며, 미국과 각국의 무역 관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 것”이라며 “캄보디아는 이를 관리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과 태국 등 일부 국가는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에너지·농산물 수입 확대와 관세 인하 등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역시 무역 균형과 산업 보호를 위한 전략적 대응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