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도 반한 한국식 포차, 고기마니아들의 새로운 아지트 ‘돼지집’

기사입력 : 2025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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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제대로 된 한국식 바비큐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돼지집’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한국 포차 특유의 분위기와 함께 질 좋은 고기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숯불향이 깊이 밴 바비큐의 깊은 풍미와 다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안주 요리로 1년도 안 돼서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식 포차이다.

벙깽꽁 지역에 위치한 돼지집은 개점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다양한 고객층이 찾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매장 내부는 한국 포차 특유의 캐주얼하면서도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일행들과 소주잔을 부딪치거나 안주를 먹는 캄보디아인들, 그리고 테이블 마다 고기를 구워주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곳의 돼지고기는 160일 동안 유기농 사료를 먹인 최고 품질의 생고기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초벌 작업을 통해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식감을 구현하며, 숯불의 은은한 향과 꽉 찬 육즙까지 더해져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오겹살($9), 목살($9), 항정살($10), 양념돼지갈비($8.5) 등 부위를 취급하는데, 이중에서도 오겹살, 목살, 항정살 세 가지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돼지집 세트메뉴(2인분, $21)가 인기다. 각 부위마다 다른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고기의 다양한 매력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는 후추 소스와 와사비 소스도 입 안에서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돼지집 뒷고기세트(2인분, $19)에서만 접할 수 있는 삼겹살 부위와 갈매기살, 토시살 특별한 맛을 자랑한다. 뒷고기세트에 경우 한정 수량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직원을 통해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위에 언급한 두 개의 세트 메뉴에 경우 함께 나오는 계란찜, 파겉절이, 동치미 등 푸짐한 밑반찬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또한 고기를 다 먹은 후 제공되는 볶음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다. 직원이 불판 위에 볶아주는 볶음밥은 불맛과 육즙, 그리고 미나리 등의 신선한 부재료들과 어우러져 든든하게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다.

얼큰 된장찌개($4.5)도 인기 메뉴 중 하나다. 한국에서 먹던 바로 그 맛, 정석적인 고깃집 된장찌개는 깊은 감칠맛과 함께 고기가 들어가 더욱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공기밥을 주문하면 나오는 인심을 가득 담은 꽉 찬 공기밥에서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볶음 멸치, 볶음 땅콩, 간단한 스낵으로 구성된 주전부리 세트($2)와 뚝배기 떡볶이+튀김 세트($10.5), 돼지집 김치치킨($8), 돼지집 후라이드 치킨($8), 닭도리탕($12) 등 술과 함께 즐기기 안성맞춤인 다양한 안주 메뉴들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김치나베우동($8)은 한국에서도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정석적인 나베요리의 참맛을 선사하며, 어묵과 면 등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있어 간이 잘 배어 있다. 특히 얹어져 나오는 야채튀김에서 우러나오는 단짠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매장 전경

돼지집은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11시~오후2시, 오후 5시~새벽 1시 사이에 영업한다. 최근에는 내부사정으로 인해 월요일에는 휴무를 한다고 하니, 향후에도 월요일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미리 가게에 연락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집의 공동대표인 캄보디아인 끔 쏘카 씨는 과거부터 한국 음식과 술 문화에 관심을 가져왔고, 한국을 방문한 뒤 포차의 분위기에 매료되어 이를 캄보디아에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호주에서 자랐고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을 만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한국과 일본 음식에 매우 관심이 많았습니다. 약 5년 전 우연히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매료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한국의 술 문화와 포차의 분위기에 반해 이 문화를 제 고향인 캄보디아에 소개하고 싶었습니다.”라며 “또한 저는 돼지고기와 다양한 한국 ‘반찬’문화의 환상적인 조합을 선보이고 캄보디아에서 우리만의 정체성을 잘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우리는 한국 음식을 캐주얼 푸드로 현지화하고 캄보디아인 및 한국 교민분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고급화되는 한식 트렌드 가운데, 돼지집은 한국의 대중적인 식문화와 포차의 정취를 프놈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프놈펜에서 한국식 바비큐와 포차의 감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면, 돼지집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문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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