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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93화 베트남 출신 캄보디아식 경극 “바싹 가극”
중국 경극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캄보디아 전통 오페라 극으로 바싹 가극(Lakhon Bassac)이 있다. 과거 캄보디아, 특히 시골에서 건기에 농작물을 수확한 후 공연되던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의 하나였다. 민주 캄푸치아(1975~1978) 시대 이전에는 프놈펜, 바탐방, 씨엠립 등의 도시에서 전문 극단이 공연했고, 그 밖의 지방에서도 아마추어 공연단이 명절마다 공연했다. 다른 형태의 전통 예술과 달리 크메르루즈 집권기에도 파괴되지 않고 오히려 선전 목적으로 채택되었다. 오늘날은 고릿적 유물로 전락하여 소수의 바싹 가극단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공연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바싹 가극은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베트남 남부 바싹강(Tonle Bassac) 근처의 깜뿌찌아끄라옴 지역 크메르인이 구상해서 공연한 가극물(「Lakhon Treoung Klok」)에서 유래했다. 역사적으로 깜뿌찌아끄라옴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 시대부터 베트남령으로 지배를 받았다. 동시에 인도차이나반도에는 중국 본토에서 난을 피해 대거 이주한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극예술(Lakhaon He) 장르를 소개했다. 이에 따른 경극 스타일은 바싹 가극의 기원으로서 베트남 가극(Kai Leoung-Vietnam)과도 영향 관계에 있다. 이러한 가극단은 1930년대에 깜뿌찌아끄라옴 지역을 넘어와서 프놈펜의 바싹강 줄기를 따라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큰 인기를 끌면서 바싹 가극이라는 의미의 캄보디아식 발음인 “르카온 바싹”으로 불리었다.
무대는 분위기가 이질적인 등장인물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중국식 경극 배우의 분장을 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대충 평상복을 걸친 인물은 하층민을 대변하는 듯하다. 크메르 전통 복식으로 분장한 인물도 있는데 이들은 캄보디아 지역 전설의 모티브를 가미한다. 대사를 겸하는 노래와 움직임은 고상하고 시적인 오페라를 닮았지만, 일상적인 대화 장면은 코믹한 만담이 주류를 이룬다. 이와 함께 극의 전반에 흐르는 이색적인 삔삐엇(Pinpeat) 연주단의 멜로디가 예술의 정통성이 크메르인의 정신문화에 있음을 밝힌다. 삔삐엇은 크메르 전통 관악기와 타악기 9~10종으로 구성하는 합주단인데, 캄보디아의 궁중무용, 가면극, 그림자극, 종교의식 등의 단골 공연 밴드이다.
레퍼토리는 불교 설화집 “자타카(Jātakas)” 이야기와 지역 전설이 대중을 이루며 중국, 베트남, 프랑스 극예술 장면을 부분적으로 도입한다. 등장인물은 우선, 전설적인 스승에게서 지식, 지혜, 싸움의 기술, 마법의 힘을 전수 받고자 호화로운 왕궁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왕자’가 주인공이다. 대결 구도에 있는 인물은 ‘거인’인데, 그에게는 연꽃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인간 딸이 있다. 왕자가 거인의 인간 딸을 유혹하자 이를 알게 된 거인은 아직 실력이 부족한 왕자를 상대로 전투를 시작한다. 주변 인물로는 왕자나 거인에 딸린 하인들이 있어서 극 전반의 코믹적인 화법을 주도한다.
캄보디아의 문화예술부는 예술, 문화, 전통 및 국가 정체성의 가치를 보존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작년 10월 3~4일 양일간 프놈펜에서 바싹 가극제를 개최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는 전국의 바싹 가극단이 프놈펜과 14개주에 66개곳이나 등록되어 있다는데, 2~3년여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등록된 여러 단체가 폐쇄되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당시 가극제 경연대회에 접수한 가극단은 10개팀에 불과했다. 그중에서 상위 5개 그룹은 껀달, 깜뽕짬, 프놈펜, 반띠민쩨이 및 껩 출신이었다. 바싹 가극이 유행하던 시대를 살았던 5,60대 중년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현대인들도 호응하는 공연물로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