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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90화 써켕 내무부 장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정치가로 꼽히는 써켕(Sar Kheng)은 1951년 1월 15일생으로 뿌레이웽 출신이다. 집권 캄보디아국민당(CPP) 최고위원 중 한 명인 그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또한 캄보디아 의회에서 바탐방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다. 2015년에 왕실에서 개인에게 부여하는 최고의 작위인 “썸뎃(왕/경/각하)”을 하사받아서 “썸뎃 끄럴라하옴(신뢰할 수 있는 오른팔)”으로 불린다. 작위는 국왕으로부터 하사받는다지만 실권자 ‘훈센 총리’의 ‘오른팔’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써켕 장관은 서방 외교관들로부터 훈센 총리의 수십 년간 독재 통치에 대한 보다 자유로운 대안으로 손꼽힌다. 이에 대한 견제였는지 훈센 총리(1952년 8월 5일생)는 공개적인 석상에서 툭하면 써켕 장관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듯한 언사를 하고는 한다. 또한 훈센 자신이 정계를 은퇴하는 날 꼭 함께 물러나자고 신신당부하기를 잊지 않는다. 이에 써켕 장관을 비롯한 노장의 중진들은 권력 세습을 겸한 인질로 전락할 여지가 충분한 자식들을 정치무대에 데뷔시켰다. 이후부터 그들의 자식들은 구설에 오를 때마다 훈센 집안에 대한 충성 서약을 거듭 천명하는 담론으로 현시대를 중세시대로 퇴행시키고 있다.
써켕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집권당이었던 공산정권인 민주 캄푸치아(Democratic Kampuchea) 당의 동부지역 간부진이었다. 당시 관할 사령관인 써핌(Sar Phim; 1925~1978)이 1978년 6월 크메르루주가 계획한 대량학살의 감행을 거부하여 죽음을 맞자 써켕은 헹삼린, 찌아심, 훈센과 함께 크메르루즈에 반대하는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베트남으로 도피한 뒤 이듬해 1월 프놈펜에 베트남 괴뢰정부의 수반으로 입성하여 오늘날까지 친베트남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당시 찌아심과 함께 국가 안보 분야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했으며 캄보디아인민혁명당(CPP의 전신)에서는 “강경파”로 분류되었다.
그런 그도 종종 30년 이상의 일당 통치 동안 훈센 총리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 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당 내 정당 파벌의 최고위 인물로 묘사된다. 훈센과 달리 정치적 불안정을 영속화하는 쿠데타 전술을 특히 반대했다. 그래서 1997년 쿠데타에서 왕당파 경쟁자들을 폭력적으로 숙청하는 동안 군대 동원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써켕 장관의 널리 알려진 논평은 부패, 삼림 벌채에 대한 그의 동료들의 범죄 연루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중국의 해안 투자에도 불쾌하게 여겼다. 이러한 정황에 따라 훈센에 대한 민주적 대안을 원했던 많은 서구 관찰자들에게는 써켕 장관이 좀더 온건하면서도 개혁적인 인물로 부각됐다.
▲뿌레이웽에서 홍수 피해자들에게 볍씨와 구호품 전달하는 써켕 장관
이처럼 써켕 장관의 소신있는 행보는 다소 유약함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온갖 나쁜 짓을 일삼아서 ‘악의 축’으로 회자되는 혹룬디(1950-2008)를 통제하지 못했다. 혹룬디는 1994년부터 내무부 소속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신매매와 마약 밀수, 정적 살인에 이르기까지 범죄와 권력 남용 혐의가 명백했다. 그렇지만 그가 훈센 총리의 최측근이라서일지 끝내 입건되지 못하다가, 마침 헬리콥터와 함께 추락사한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즉, 써켕 장관은 CPP의 체제를 위협하면서까지 개혁적인 시도를 하지는 않을 인물이다. 또한 평화를 위협하는 누구라도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과감없이 공언하는 훈센 총리 앞에서 아연실색하는지도 모르긴하다.
2023년 7월에 열리는 총선을 대비해 원로 정치인들의 아름다운 퇴장을 직간접적으로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다. 바야흐로 써켕 장관의 장남 써쏘카(Sar Sokha; 43세)는 현재 교육청소년체육부 차관으로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데, 아버지를 이어 내무부 장관의 바통을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재야 정치인 삼랑시가 논평했다. 지금까지 써켕 장관은 과격한 훈센 총리를 묵묵히 보좌하면서 평화를 유지해왔다. 동시에 부패 및 마약 밀매에 맞서 싸우고 최근 보도에서는 일선의 민원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어렵고 힘들 때는 훈센 총리와 함께 언급될 정도로 국민의 신망이 두터운 써켕 장관의 리더십을 이어받는 후계구도가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