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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78화 깜뽕스프주 우동 도시의 전설
우동(Udong)은 깜뽕스프주에 속하는 마을로 프놈펜에서 북서쪽으로 35km 떨어져 있다. 앙코르 시대 이후 시작된 캄보디아의 암흑시대(1431년~1863년) 제3의 수도이며, 1601년 스레이 쏘리야뽀아 왕(재위: 1603-1618)이 설립했다. 공식적으로는 1618년부터 1866년까지 이곳은 우동 민쩨이(Oudong Meanchey)라고 불렸다. 당시에 태국의 침략으로 나라가 식민지화되자 이전 수도인 롱와엑(Longvek)에서 폐위된 왕들이 다시 왕위를 계승한 곳이다. 이 도시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먼 옛날에 크메르 왕국의 왕과 왕비는 이곳의 숲을 방문하고 있었다. 왕비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마침 산기를 느껴서 신하들을 멀찍이 물리고 왕만 곁에 둔 채 해산했다. 왕위를 물려받을 아들의 탄생을 기대했건만 희한하게도 커다란 알을 출산했다. 백성들이 기이하고 불길하게 볼 것이 우려됐던 부부는 알을 그대로 숲속의 땅에 묻고는 궁으로 돌아왔다. 그 알은 왕실 사냥꾼이 발견해서 집으로 가져와 부화시켰더니 얼마 안 되어 잘생긴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은 ‘사냥꾼 아이’를 의미하는 “짜으뿌러만”이라 지었다.
한편 이웃 마을에서는 한 노부부가 살았는데 그들에게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딸 “뜨러짜을(‘풍만하다’를 의미)”이 있었다. 그들이 사는 집은 남자들이 출입할 수 없도록 물로 둘러싸인 언덕에 있었다. 어느 날 노부부는 딸과 함께 마실을 나왔다가 마침 안면 있는 사냥꾼과도 만났다. 이때 “짜으뿌러만”도 있었는데 “뜨러짜을”과 눈이 마주치자 둘은 금세 사랑에 빠졌다. 노부부도 “짜으뿌러만”을 좋게 봐서 이후부터 둘은 교제한다.
“뜨러짜을”은 여느 날처럼 “짜으뿌러만”을 만나러 가는 길인데 하필 이날은 부모님 몰래 혼자 나섰다. 그런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크메르 왕국의 왕이 그녀를 봐버렸고, 너무나 아름다운 “뜨러짜을”에게 구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그녀는 숲속의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지금 사귀는 “짜으뿌러만”이 운명의 짝이 맞다면 부디 왕의 눈에 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그녀를 놓친 왕은 재회를 위해서 배경기를 성대하게 열고 많은 사람이 모이게 했다. 그리고는 신하들을 풀어서 군중 속에서 가족 친지들과 구경나온 그녀를 찾아냈다.
왕은 그녀의 부모에게 여식과의 혼례 주선을 부탁했다. 노부부는 왕의 부탁을 감히 거절했다가는 후일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대신에 하룻밤 사이에 왕궁에서부터 자신들의 집까지 길을 깔아줄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불가능할 법한 조건이지만 왕은 모든 수하를 총동원해서 최선을 다했다. 당시에 왕이 길을 놓아주었던 노부부의 집은 “우동민쩨이”라고 불리었다. 오늘날은 줄어서 “우동”으로 통한다. 이처럼 길이 만들어지는 사이 노부부는 딸을 도주시켜서 정인과의 결혼을 서두르게 했다.
결국 왕은 시간 안에 길을 완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러설 수 없었던 왕은 “뜨러짜을”을 만나려고 그녀가 머무는 곳에 왔다가 “짜으뿌러만”과 결혼하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결혼하는 두 사람이 선남선녀처럼 너무나 잘 어울려서 왕은 차마 결혼식을 저지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두 사람의 부모 모두를 불러 정황과 신상을 확인해서 “짜으뿌러만”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짜으뿌러만”은 생부를 만나서 크메르 왕국의 왕위를 계승했다.
대략 40분~1시간여를 달려서 우동 지역에 도착하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우동산에 올라서 불교 사원과 왕가의 사리탑 및 구조물을 볼 것이다. 산 정상에 도달하려면 언덕 기슭에서 500개 이상의 계단을 올라가는데, 시작은 아득하지만 오르는 중간중간 신선한 바람과 계단 양쪽으로 우거진 신록의 그늘이 즐길만하다. 정상에 다 오르면 탁 트인 경관에 한번 눈을 씻고 사방을 뛰어노는 작은 원숭이들이 내어주는 길을 따라 거닐어볼 차례이다. 온통 고대 크메르 전문 예술가의 솜씨로 아름답게 장식된 많은 사리탑을 시발점으로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
제178화 깜뽕스프주 우동 도시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