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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66화 투전판으로 사라진 전통 수탉 싸움
요즘 캄보디아는 올해 11월에 있을 40회 및 41회 아세안 정상회의 및 관련 정상회의와 내년의 제32회 동남 아시안게임까지 국제 대회를 통해 국가를 알리고 이해시키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나 중국인 범죄조직이 벌인 불법 도박 사업과 사기행각에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서 캄보디아가 오명을 쓰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관련 범죄 소탕과 피해자 구출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던 복권, 수탉 싸움, 포커, 축구 베팅과 같은 불법 도박도 단속의 칼날이 예외 없다.
여러 자료에서 보건대 수탉 싸움은 한때 캄보디아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었다. 시골 지역 사회에서 특히나 인기 있는 수탉 싸움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수 세기 동안 가장 좋아하는 오락이었다. 이를 증명하듯이 앙코르와트 단지의 일부인 12세기 바이욘 사원 벽에는 남자들과 그들의 성난 수탉이 조각되어 있다. 앙코르톰의 코끼리 테라스도 코끼리 싸움으로 조각되어 있듯이 물소나 코끼리, 돼지 등 짐승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즐기는 모습은 일반적이었다.
수탉 싸움을 즐기는 부류는 오랜 역사에서 살아남아 오늘날은 투전판에서 살벌한 게임으로 전락시켰다. 경찰은 1970년대에 수탉 싸움에 많은 돈을 걸던 사람들을 잡곤 했다. 훈센 총리는 2009년에 수탉 싸움을 불법으로 선언했지만, 단속에는 소극적이어서 유력가들의 공터는 보란 듯이 경기장을 열고 군중들의 고함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016년에 수탉 싸움을 취재한 곳은 꺼꽁의 왕이라고 불리는 옥냐 리용팟의 땅으로 치외법권 지역이었나 보다. 2017년에는 훈센 총리의 친인척이 거대 수탉 싸움 경기장을 지역별 체인으로 운영해서 기소됐다.
종종 동물 착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통에 대한 도덕성 논쟁이 있다. 일부 경기는 한쪽 수탉이 상대편에게서 항복하고 도망가는 것으로 끝났지만, 다른 경기는 한쪽이 명백하게 무력화되어 출혈을 일으키고 죽을 때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잔인한 데다가 생명을 해하지 말라는 불교의 가르침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하면 누군가는 캄보디아의 역사가 죄인으로 가득 차 있겠다고 쏘아붙일지도 모르겠다. 즉,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할 훨씬 더 나쁜 죄에 비하면 수탉 싸움은 경미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이다.
문제 되는 일부 도박꾼은 수탉 싸움의 내기 기회를 통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걸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관찰자들은 스포츠의 타락한 특성을 비판했다. 그러나 수탉 싸움이 항상 도박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니다. 고대에는 참가자들이 전통을 일종의 따뜻한 교환으로 간주해서 우승자에게 작은 술 한 병을 제공했다. 결투가 끝난 후, 상대방은 동료애의 표시로 유쾌하게 술을 나누곤 했다. 이러한 스포츠맨 정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색되어서 현재 더 많은 사람들이 우호의 증진보다는 돈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수세기 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벽에 새겨진 부조로 닭싸움의 오랜 취미를 증명
이렇듯이 승리하면 상당한 보상을 얻을 수 있지만 실제 현금을 가져오는 것은 싸움닭을 파는 것이다. 2016년도 기사에 따르면 경기에서 승률이 좋은 수탉은 $400 또는 $500까지 호가했다고 한다. 그래서 수탉을 관리하는 집사는 자식보다 더 애지중지한다고 한다. 닭장은 카펫을 깔고 모기장 그물도 설치해서 수탉의 편안함에 신경쓰고, 매일 강황과 청주를 섞어 목욕시킨다고 한다. 수탉이 싸울 준비를 하려면 매일 물로 청소해야 하며 간헐적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여야 한다. 시합 직전에 두 다리를 물에 몇 분 동안 담가서 시합 중 지친 팔다리를 강화하도록 신경을 쓴다.
정부가 수탉 싸움을 합법화 및 규제하고 보이지 않게 벌이는 어둠의 투전판을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수탉이 싸울 때 잔인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역사가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음을 의미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란다. 이처럼 수탉 싸움의 수익 가능성과 스포츠의 종교적 신성함을 둘러싼 논쟁은 각계각층의 관중을 끌어들인다. 이 게임은 논쟁적이지만 역사적인 전통에 가장 둔한 당사자들에게도 활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