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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65화 오늘날 캄보디아 불교의 우려스러운 위상
현지 매체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최근 14-16세 승려 3명이 일반인 복장으로 인근 사원의 20세 승려를 폭행해서 스마트폰을 강탈했다. 그리고 현금 2만 리엘(약 5달러)을 훔친 다음에 승복으로 갈아입고 인근의 다른 사원으로 사라졌다가 덜미를 잡혔다. 기사 말미에는 주황색 승복을 걸친 중학생 또래의 까까머리 미성년 스님들과 범행의 증거품인 낡은 아이폰(iPhone)까지 적나라하게 찍혀서 캄보디아 불교의 속상한 민낯을 보는 듯했다.
불교는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의 종교 중 하나이다. 미국 유명여론조사기관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현재 약 5억600만 명의 신자가 있으며, 이는 세계 인구(약 79억7510만 명)의 6%이다. 불교는 도처에 추종자들이 있을법한 보편적인 종교지만 대부분이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캄보디아에서 불교는 적어도 5세기부터 존재해 왔으며 1993년 선포된 헌법(제3장, 제43조)에서도 국교로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뉴스 채널 Fresh News(9월 29일자)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인구 1,672만 명의 96.8%가 불교도라고 밝힌 만큼 전 세계적으로 불교 신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이에 따른 전국의 불교 사원은 5,104곳으로 동/면 1,652개곳에 대비하면 평균적으로 1개 동/면에 3곳 이상의 불교 사원이 자리하는 셈이다.
지역사회의 중심에 위치하는 캄보디아의 불교 사원은 민중과 생활 친화적으로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한다. 캄보디아왕립아카데미 연구원 하엠랏 박사에 따르면 ⓵ 대중과의 만남과 공무를 처리하는 장소이다. ⓶ 문학, 수학, 예술 등 다양한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이다. ⓷ 크메르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고 육성하는 곳이다. ⓸ 가난한 학생과 노숙자를 위한 기숙사이다. ⓹ 병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병원이다. ⓺ 일반 대중의 휴양지이자 관광지이다. ⓻ 시신을 화장하고 장례를 치르는 의식의 장소이다. ⓼ 공덕을 쌓는 의식이나 기도의 장소이다. ⓽ 동물 구조 및 보호 장소이다. ⓾ 경전을 비롯한 다양한 서적을 보관하는 도서관이다. 그 밖에도 사법적 분쟁의 평화적 해결, 국가 재건을 위한 자금의 원천, 제의와 결속의 장소로 기능을 두루 함으로써 캄보디아의 보전과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인식할 만하다.
그럼 캄보디아 승려 70,900명(마하니까야 종파 68,476명, 담마유티까니까야 종파 2,424명)에 대한 평판은 어떨까? 한 일반인은 “승려들은 승려를 업으로 삼았음에도 경전을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불교를 믿고 승려를 우러러보는데, 그들이 정말이지 뭘 모른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우러러보겠습니까?”라고 하면서, 오늘날 많은 승려가 더이상 영적 지도자로서의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고 탄식한다. 또한 승려들의 범법행위도 불교 당국의 통제 없이 언론을 통해 까발려지는 오늘날은 대중의 분노와 경멸을 온몸으로 받아야 하는 형국이다. 승가에 합류한 사람들도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결과적으로, 소수의 승려만이 불법을 전파할 정도의 수준으로 경전을 배우게 될 뿐이다.
지난 9월 29일 각료회의 기자회견에서 종교예식부 쎙쏘모니 차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승려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불교 학교는 초등학교 969개교(재학생 2,432명), 중학교 39개교(6,302명), 고등학교 13개교(2,347명), 대학교 5개교(학사 3,717명/석박사 797명)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재학생 대부분은 승려이고 소수가 일반인이라면, 불교대학은 승려만큼 일반인도 많다고 한다. 초등학교가 3년제인 것만 빼면 대체적으로 공교육 체계와 특성을 따르면서 동시에 불교 교육과정의 특성에 따라 팔리어, 산스크리트어 및 종교 과목을 집중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많은 승려가 순전히 무상으로 교육을 받고 일반인들의 시주와 공양으로 연명하려고 승복을 입는다는 인식과 함께, 불법에 대한 제한된 이해와 계율을 따르는 데 있어 엄격하지 않은 것은 우려스럽다. 승려의 질적 수준 저하는 “불교의 발전과 그 나라의 승려 생활 수준에 대한 중대한 후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날 캄보디아 사원은 지역사회를 위해서 기여하는 전통적인 역할이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테면 가난한 학생을 위한 기숙시설이 일반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한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