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의료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의사 필요Posted 930 days ago
- 태국 국경 개방과 동시에 통행증 신청 쇄도Posted 930 days ago
-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제로를 향하여 5월1일 단 2건에 그쳐Posted 931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인접 7개주 도로망 건설Posted 931 days ago
- 5월 초 집중호우·홍수경보Posted 931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돼지고기 밀수 단속 강화Posted 931 days ago
- 미국, 캄보디아에 코로나19 백신 200만 회분 기부Posted 931 days ago
- 캄보디아 2022 경제 성장률 5.4%로 하향 조정Posted 931 days ago
- 캄보디아 학교 폭력, 금품 갈취는 기본, 교사 폭행 등 심각Posted 931 days ago
- 캄보디아, 우기 오기도 전에 폭우로 6명 사망, 재산 피해 수백Posted 931 days ago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227화 캄보디아 전통 토기의 고장, “깜뽕츠낭”
깜뽕츠낭(Kampong Chhnang) 지방은 프놈펜에서 5번 국도를 따라 차량으로 대략 2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다. 캄보디아의 중부에 위치하며 똔레삽 강 유역의 충적평야는 쌀 농업이 발달했다. 특산품은 전통적으로 계승되고 있는 토기 제품이 유명하다. 그래서 지역 이름에는 냄비나 항아리 또는 토기나 도자기로 번역되는 ‘츠낭’이라는 말이 있다. ‘깜뽕’은 항구라는 뜻인데 수 세기 전에 이곳은 중국과 인도를 잇는 해안 도시였다. 그런데 메콩강 퇴적물이 해안선을 더 먼 바다로 밀어냈고 강의 물길도 바뀌면서 항구의 흔적을 알 수 없게 했다.
캄보디아 고대 국가인 푸난 왕국(Funan/기원후 1~2세기부터 6세기 중엽)의 수도 앙코르 보레이(Angkor Borei/따께오주 소재)의 발굴을 통해 당시에 대량의 토기가 생산되었으며, 그 중 일부 디자인은 오늘날의 것과도 유사하다. 기원전 1000년부터 사람이 거주한 씨엠립주 앙코르 고고학 공원의 유적지에서는 바닥이 둥근 토기, 민무늬 및 채문 토기 등이 발굴되었다. 바닥이 완전히 둥근 항아리 형태는 철기시대 유적지에 해당하는 박쎄이짬끄롱(Baksey Chamkrong/968년 건립) 사원에서 발견되었다. 앙코르 시대(9~15세기)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항아리 대부분은 목이나 어깨 주위에 빗살이나 패들 무늬가 있다.
깜뽕츠낭 지방은 프놈끄롱더이미어(Phnom Krong Dey Meas) 산에서 질 좋은 점토가 발견되기 때문에 토기 제작의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을 것’으로 본다. 인근 지역에서 점토가 사용된 기원이나 발굴된 토기 유물을 추적했을 때 기원전 2,000년대 후반 내지 1,000년대 초반에 제작됐을 것이다. 산 이름은 말 그대로 황금흙 산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런 명칭은 토기를 구웠을 때 표면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에도 금광석이 있을 것으로 의심이나 주장이 제기되는데 아직 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현재 군대가 산 정상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출입을 통제해서 점토를 채굴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전통적인 토기 제작 방식은 전적으로 손으로 진행되는 힘든 과정이다. 예를 들어, 꽃병을 만들려면 주형을 고정된 위치에 유지한 채로 장인이 주형 주위를 셀 수 없이 돌면서 작은 나무 주걱으로 점토를 조심스럽게 모양을 만들고 두드리는 작업을 한다. 큰 항아리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모루(anvil)를 쥔 왼손은 안쪽을 지지하고, 오른손은 납작한 방망이(paddle)로 겉을 두들기면서 조금씩 회전하기를 반복한다. 오늘날은 물레가 보급되어 다소 ‘현대적인’ 기술을 통해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토기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방문객들은 이들의 원시적인 제작 방식을 사진과 영상에 담고자 해서 이조차 보존의 영역이다.
현재 깜뽕츠낭 지방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토기를 제작해서 도자기와 기타 장식품을 만드는 곳은 롤리어비이어(Rolea B’ier)군 스라에트마이(Srae Thmei)면에 소재하는 언동러쎄이(Andoung Ruessei), 끄데이트나옷(Kdei Tnaot) 및 뜨러뻬앙스버으(Trapeang Sbov) 마을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숙련된 장인정신의 유산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현재까지 전해졌다. 가장 나이 많은 장인 가운데는 크메르루즈 정권기(1975-1979)에도 항아리를 제작하는 부역에 종사해야 했다고 한다. 2007년에는 일본의 한 단체를 통해서 토기보다 견고한 도자기 제작 기술, 흙 섞는 기술, 채색을 위한 화학적 색 혼합 기술 등을 전수받았다.
깜뽕츠낭 토기는 OVOP(One Village One Product; “한 마을에 특산품 하나씩”) 운동에 따라 이 지역의 특산품이다. 해당 지역사회는 관광커뮤니티를 조직해서 전통적인 토기 제작 방식을 특징으로 국내외 방문객을 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토기 제작 체험과 수공예품을 홍보하는 등 가구 소득 증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관광객이 유서 깊은 전통을 목격하고 기념하기 위해 캄보디아의 원시적인 토기의 중심지로 향하고 있다. 이곳의 토기는 지역 안팎에서 깜뽕츠낭 사람들의 특별한 정체성을 상징한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