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대응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만들어야

기사입력 : 2024년 05월 02일

011 ▲ 프놈펜 센속구 고층 건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기후 변화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노동 안전에 위협이 되었다. 지난 28일 ‘세계 노동 안전과 건강을 위한 날’을 맞아 치호코 아사다 미야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사무소장은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무더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일터는 뜨거운 햇볕과 열악한 공기질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다.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변변한 보호구나 장비도 없이 더운 날씨에 노출되고 있다. 온도가 오를수록 농업, 건설업, 어업, 운송업 등 실외 근무 노동자들은 일사병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 실내 근무자들도 안전하지만은 않다. 제조 공장, 식품 가공 공장, 벽돌 공장 등 역시 열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호할 규정, 시행령, 완화 전략, 훈련, 인식제고 등이 절실하다. 기온이 올랐다고 업무를 중단하는 것은 하루 수당이 아쉽고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대기 오염은 호흡기 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 베이징, 뉴델리, 방콕 등은 심각한 수준의 대기 오염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위 언급된 위험 요소들을 피하려면 근본적 원인인 업무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배달 기사나 노점상인 등 어쩔 수 없이 종일 오염된 공기를 마셔야 하는 노동자도 있다. 이들을 보호하려면 대기 오염에 대한 인식제고, 보호구, 적절한 업무 패턴 등이 일터에 적용되어야 한다.

태풍, 홍수, 기근, 산불 등의 자연재해도 기후가 변하면서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다. 코넬대 세계 노동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더운 날씨와 홍수는 2030년까지 의류산업 수출에 65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히고 95만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연재해가 지나간 후에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복지, 보호 장비, 심리 상담 지원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이민자 등 소외 계층 노동자들과 여성 등이 불공평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22년 총회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업무 환경”을 노동에서의 기본적 원칙과 권리에 관한 ILO 협약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동 환경의 안전, 휴식, 보호구 지급 등을 보장해야 한다.

기후와 관련된 노동자 보호 조항은 중국, 인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이 더운 날씨에 대응하는 법령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더위 외의 다른 기후 변화에 관한 조항은 명시한 바가 없어 보완이 시급하다. 정부, 고용주, 노동자,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의견을 취합해 실용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용주, 노동자, 일반 시민들의 안전에 관한 인식제고가 장기적 측면에서는 더욱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일터에서의 인권과 처우가 개선되도록 공평하고 공정한 규정을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