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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원의 캄보디아를 위한 좋은 변화] 제20화 아동들의 놀 권리
아동들의 놀 권리
1923년 대한민국은 처음으로 어린이날 기념식을 개최하였다. 그리고 10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1989년 11월 20일, 전 세계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을 통해 어린이들의 인권 존중을 위한 약속을 이루어 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비준한 인권조약이기도 하다. 한편 1991년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국제사회로부터 국내법 규정에 대한 지속적인 권고를 받아왔으며 올해에 ‘아동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되기에 이르렀다.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 CRC)은 국제사회가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 증진, 실현하기 위해 만든 약속인데 최근에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동의 놀 권리’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에는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연령에 적합한 놀이 및 예술과 문화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성장하고 관계를 학습하며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기초를 배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들 만의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 ‘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많은 아동들은 지나친 학습과 경쟁 등으로 고통받고, 놀이와 여가활동을 누리지 못하는 등의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 캄보디아는 1992년에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했는데 어린이들의 놀 권리에 대한 상황은 어떨까? 교육부 및 유관기관 등에서 집계하는 관련 공식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데 필자가 경험하고 조사한 캄보디아는 대한민국과는 또 다른 현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프놈펜 일부지역의 아동들이나 고등학교 고학년 학생들 외에는 대부분 학교내 혹은 밖에서 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반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활동들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의 놀 권리가 박탈되는 주된 원인이 ‘시간’이라면 캄보디아 아이들은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도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는 않다. 이를테면 필자가 속한 굿네이버스는 캄보디아 내 151개의 공립학교와 협력하여 약 5만명의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50% 이상의 학교에 놀이터가 없었다. 그리고 놀이터를 갖춘 학교의 95%는 노후 및 유지관리의 한계로 인해 사용불능의 상태이거나 한 두개 정도의 놀이기구만 작동하는 상황이었다. 즉 151개 학교 중 사용가능한 안전한 놀이터를 갖춘 학교는 10개가 채 안되었다.
굿네이버스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부터 캄보디아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대하며 공립학교 놀이터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된 놀이시설을 수리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보급하고, 특별후원이 있는 경우에는 국제학교 수준의 튼튼하고 개선된 놀이시설을 보급하고 있다. 최근 Rotary Club 및 MVL Foundation과의 협력으로 프놈펜 덩까오 지역에 완공된 프레이싸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수년간 놀이터 없이 지내다가 새로운 놀이터에서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몰려와서 튼튼한 놀이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수용능력을 초과하여 파손될까 염려될 지경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하게 뛰노는 모습을 보고 보람과 기쁨을 느꼈으며 아이들이 장차 이나라의 건강한 일꾼으로 성장하기를 마음속으로 기대해보았다.
장동원, Jang Dongwon, Kenneth 굿네이버스 캄보디아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