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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 캄보디아 유도 선교사 이승찬 감독
한국인 이승찬 선교사가 스포츠 불모지인 캄보디아에서 유도를 통한 복음 전파에 앞장섰다.
이 선교사가 섬기는 캄보디아 껀달 주 유도 대표팀은 지난달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열린 2023 캄보디아 전국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캄보디아 껀달 주 유도 대표팀 선수들은 이 선교사가 직접 길러낸 캄보디아 기독교인으로 구성됐다.
한편 캄보디아 껀달 주 유도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얻은 상금을 프놈펜 센속구 소재 크리스천 교육기관인 조이풀스쿨에 기부하며 아름다운 미담을 남겼다.
이 선교사는 스펄전대학교(한국부) 석사통합과정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Midwestern Bab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현재 순복음대학교대학원 교수 강달금 목사를 통해 국내외 순회선교사로 파송 받아, 마하나임 유도 선교회(KAICAM) 대표선교사로서 캄보디아의 복음화를 위해 지난 2년간 캄보디아 껀달 주 유도 대표팀 감독으로 사역해왔다. 그는 2022년 캄보디아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2022 캄보디아 전국유도선수권대회, 2023 캄보디아 전국유도선수권대회에서 껀달 주 유도 대표팀의 감독을 맡았으며, 2023년에 열린 동남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 유도팀을 섬기었다.
뉴스브리핑 캄보디아는 유도를 통해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고 캄보디아 복음화를 위해 사역하고 있는 이승찬 선교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캄보디아로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캄보디아에 오기 전 한국에서 유도 선교단체 ‘마하나임 유도 선교회’의 대표선교사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마하나임 유도 선교회가 회원들의 군입대 및 내부사정으로 잠정휴식기를 가지게 되면서, 이 기간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순회하면서 사역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바람을 들으신 주님께서 저로 하여금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첫 선교지로 캄보디아를 선택하게 하셨습니다.
Q. 약 2년 동안 캄보디아에서 생활 하면서 캄보디아와 캄보디아인에 대해 느끼신 점이 있다면?
A. 캄보디아는 과거 크메르 제국의 정신을 이어 받은 나라답게 그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부심이 뛰어난 나라라는 것을 사역 초기 때 단번에 느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인들은 외국인들에게 결코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고, 특히 한국인들에게 유독 친절하다고 느꼈습니다. 선배 선교사님들에게 킬링필드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 더욱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고요. 캄보디아에서 생활하면서 늘 여유 없고 급한 제 고질적인 성격과 마음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이들을 섬기기 위해 왔다가, 오히려 이들에게서 섬김과 가르침을 받아 캄보디아인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Q. 캄보디아에서 지금까지 네 차례의 대회를 감독했는데, 캄보디아 선수들이 구사하는 유도기술의 수준이나 방식, 그리고 대회문화에 있어서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A. 타 종목들에 비해 유독 유도가 홍보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을 올해 5월에 개최된 동남아시안게임 유도 종목 당시 비어있는 관중석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도 캄보디아 선수들의 체력, 정신력 그리고 승부욕은 타 동남아국가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음을 실감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스포츠들 중 유독 유도만 뒤쳐져 보이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캄보디아는 이미 타 스포츠 종목 전문지도자들을 외국에서 초빙하여 선수들을 훈련시킨 사례가 많이 있지만 유도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캄보디아에서 낯선 스포츠인 유도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A. 2022년 캄보디아 전국체전 이후 타 유도팀 지도를 협력하는 것을 조건으로 캄보디아 유도회에서 메인훈련장인 프놈펜 국립 올림픽 경기장 내 유도훈련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에 분기별로 오픈매트 기간에 캄보디아 유도 발전을 함께 지켜보시고 관심 가져주실 한국 교민 분들께 유도 훈련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오픈매트 운동 참석회비는 전액무료이며, 차후에 카카오톡 캄보디아 생활정보방을 통해 공지 시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Q. 선수들이 각자 넉넉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상금을 기부할 수 있었던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지난해 8월에 용인대 강동유도관, 용인대 서울Y유도체육관으로부터 40여벌의 유도복을 선교물품으로 지원받은바 있습니다. 껀달 주 유도 대표팀 선수들은 훈련 전 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한국으로부터 선교물품을 지원 받았던 것처럼, 자신들도 이번 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하면 기독교인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위해 사용하고 싶다고 고백했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헌금을 계획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먼저 상금 전액이 아닌 십일조로 기부를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첫 헌금 과정을 지켜봐 온 저는 아주 소정의 금액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감독상금으로 받은 돈을 선수들 모두의 십일조 앞에 기쁘게 보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캄보디아의 기독교 유도 선수들이 그리스도인으로써 기독교 정신인 나눔을 실천하는 아주 자랑스러운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성도 중에서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격투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이 계신데, 유도인으로서 이러한 분들에게 해주실 수 있는 말이 있다면?
A. 먼저 오늘날 전세계의 문화와 스포츠는 주님께서 영광 받으시기 위한 도구임을 인정하고 싶습니다. 우리 성도님들께서 가장 크게 묵상하시고 느끼시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자면 단언컨대 주님의 ‘사랑’ 일 것입니다. 한 명은 이기고 한 명은 지는, 승패의 결과가 자명하게 드러나는 많은 투기종목들은 기독교 정신인 온유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카톨릭의 부패 속에서 종교개혁을 외친 개신교는 올바르지 않았던 것에 결코 타협할 수 없었던 강인한 정신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개신교(protestant)라는 영단어는 ‘protest’ 즉, ‘저항하다’라는 뜻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투기종목을 수련하는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상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고군분투입니다. 유도라는 운동이 노출되는 결과는 상대를 땅에 메침으로 보이지만, 이 운동의 기초되는 훈련은 바닥에 자신의 몸을 던지고 넘어지는 낙법에 가장 긴 시간을 둡니다. 대부분 이 초기 과정에서 그만두기도 합니다. 자신의 몸을 땅에 던지고 넘어짐의 고군분투 과정을 지난 이가 비로소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혹은 어떠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 눈앞의 상대를 메치는 과정에 도달하게 됩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한일서 3:18
제가 경험해보니 행함과 진실함을 기본으로 하는 투기종목들은 상대를 앞에 두고 말과 혀로 마음을 전하는 것 보다,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는 속도가 월등히 빠른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기독교인들이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것이 오직 주님의 사랑이라면, 투기종목을 통해 배운 것처럼 주님께 맡긴 인생의 여정길 속에서 주님의 뜻보다 앞서는 자기자신과 싸워감을 터득하고, 주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할 것입니다. 오직 행함과 진실함,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도는 자신과 상대를 바라보고 수련하는 것으로써 타인의 마음에 우리 모습의 기반이 되신 주님의 사랑을 자연스레 스며들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도만이 아니라 다른 투기종목들 또한 주님께서 영광 받으실 창조물들의 심신을 단련하는 데 있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선교사로서, 그리고 스포츠 지도자로서 궁극적으로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있다면?
A. 선교사로서, 그리고 캄보디아의 유도감독으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동일하게 ‘물러난다’입니다. 지금 제가 섬기고 있는 캄보디아의 유도감독이라는 자리는 언젠가 마땅히 캄보디아인들의 자리가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캄보디아의 그리스도인들이 우뚝 서게 되는 때가 오면 선교사였던 저는 이들의 마음에서 사라지고 오직 주님만이 캄보디아의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속에 남으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승찬 선교사에게 유도란?
A. 선교사 이승찬에게 유도라는 운동은 캄보디아를 향한 사랑의 도구입니다. 인간 이승찬에게 유도는 언제까지나 고민하고, 풀어나가며, 배우고 발전해나가야 하는 숙제입니다. 제게 남겨진 유도라는 숙제는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진행형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훗날 주님께 도달하는 때까지는 한 손에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유도복을 들고 이 세상 속에서 더욱 주님의 사랑을 배우고 나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