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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오색분교 이야기
(2023년 9월 4일 연재 칼럼)
얼마 전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시골의 작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 두 명과 선생님이 출연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학교의 이야기를 5분정도 보고 있자니 제작진이 하고 싶은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이 학교에 아이를 보내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학부모님은 “초등학교 때 만큼은 심각한 경쟁이 아니라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양양에 이사 오기 전까지 일만 하는 부부였는데, 아이들에게까지 그것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두 아들은 학교 생활에 너무나도 만족했고, 단 하루도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자연과 하나 된 환경도 큰 몫을 했겠지만 저학년, 고학년에 배당된 두 선생님의 몫도 아주 컸다. 아름다운 이 학교를 지키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이 고민한 흔적이 교육 과정 속에서 보였다. 이런 열정은 존중과 이해 속에서 더 꽃필 수 있다.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존중할 때에 만개하듯 피어날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사랑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곧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말을 하며 선생님만한 등치의 6학년 남학생이 눈물을 흘린다. 스승의 날에 학부모에게 손 글씨 편지를 받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선생님. 평생 교직 생활을 했지만 이런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교권이 무너지고 교사들이 광화문에 집결하는 요즘. 추모제에 맞춰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교권의 날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부모들의 도가 지나치는 간섭, 교사들의 무기력함 등은 공교육의 의미를 퇴색시켜 간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 시골 학교의 모습은 마치 모범답안과도 같았다.
진짜 나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기 식은 가장 안 좋은 방법이다. 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정말 고치고 싶다면, 문제점을 들추기에 급급하지 말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무너지고 있는 조직이 살 방법은 오직 건강한 조직의 모형을 알고 닮아가려는 노력일 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