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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경사
(2023년 8월 7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에 살면서 마음만 먹으면 교민 사회에 아주 밀접하게 스며들 수도 있지만 10년을 넘게 살아도 아는 한국사람 하나 없이 살 수도 있다. 결국 본인이 마음먹기 나름인데, 안타깝게도 많은 기업인이나 교민들이 한인 사회에 무관심하다. 본인에게 직결되는 일이 아니면 한인회, 대사관, 유관 한인 단체의 행사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바쁘게 살다보면 하나 됨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경기 침체 등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없는 큰 어려움 앞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모두가 하나 될 때 라는 것을 경험했다.
이번 주에는 오는 8.15 광복절 행사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김준경 한인섬유협회 회장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교민 사회에 엄청난 경사다. 대한민국 국민훈장 중에 3번째 훈장인데다가 역대 캄보디아 교민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2007년부터 캄보디아에 섬유봉제업계에 종사하며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을 3번 역임하고 각종 한인 단체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김준경 한인섬유협회장은 크고 작은 일에 발 벗고 나서서 교민 사회와 지역 사회의 안정을 위해 힘써왔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어르신이 우리 교민 사회에 있는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많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작년 캄보디아 한인회가 전세계 한인회 중 1등 상인 자랑스러운 한인회 상을 받았다. 교민안전지원단과 라온제나 다문화합창단 공적을 인정 받아서였다. 모두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애쓴 결과였다. 1년 만에 캄보디아 교민 사회에서 국민훈장 소식이 나왔다. 참 기쁜 일이다.
교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부심을 갖고 더욱 교민 사회를 위해 마음을 모으길 당부드린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 행사에 많은 교민이 참석하여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교민 사회가 단합하며 김준경 회장의 훈장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길 바란다. 혼자서는 오래, 멀리 갈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인 사회의 일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지 않길 바란다. 결국 우리가 해외에서 위로받고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는 뿌리는 이곳에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