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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망고 꽃 봉오리
(2023년 2월 10일 연재 칼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자의 연령대를 알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다수의 10대는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캐릭터 사진을 사용하고 20대는 가장 잘 나온 셀카나 연인과의 한때 혹은 기본 설정으로, 30대는 자녀 사진, 반려동물, 업무사진을 사용하고 50대는 인생의 명언이나 등산, 60-70대는 자연 풍경이나 손주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을 꾸민다고 한다.
40대 중반에 캄보디아에 와서 곧 뉴스브리핑캄보디아를 시작하신 아버지는 다양한 캄보디아의 꽃 사진으로 1면을 장식하셨다. 아버지에게는 지면이 가장 큰 소통의 창구였으니 1면 사진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같은 기능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40대, 50대, 60대를 캄보디아에서 보내신 아버지는 매우 자주 캄보디아 시골로 훌쩍 떠나곤 하셨다. 스스로 그 여정을 ‘민정시찰’이라고 부르셨는데 한 달 만에도 캄보디아의 시골이 많이 변해 있더라면서, 바뀐 모습을 작은 디지털 카메라에 많이도 담아 오셨다.
그렇게 담겨진 사진들 중에서는 이름 모를 캄보디아의 어여쁜 꽃, 꼬질꼬질하지만 웃음만은 티 없는 시골 아이들, 무언가를 간절히 빌고 있는 뒷모습,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캄보디아의 곳곳이 담겨 있었다.
무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망고 꽃 봉오리 사진을 찍으며 코끝이 찡했다. 망고 꽃이 피었다며 환하게 웃으시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집 앞 망고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망고를 작년까지도 직접 따셨는데.. 문득 문득 모른 척 묻어봤던 그리움이 밀려온다. 조만간 나도 민정시찰을 가봐야겠다. 아버지가 가셨던 그 길에서, 캄보디아의 곳곳을 너무나 사랑했던 마음을 가지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