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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속단은 금물
(2023년 2월 3일 연재 칼럼)
경력이 쌓이면 능률이 오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연륜’이라는 미명 하에 ‘속단’이라는 오류를 범할 때가 잦다. 한 나라에 20년 넘게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모국이 아닌 곳에서 20년을 살면 마치 그 나라 사람이 된 것 같지만, 사실 모국에서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하면 끝도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마찬가지다. 셋째를 키우면서 먼저 두 번의 실수는 피하고, 두 번의 유용했던 팁을 떠올린다. 그러나 셋째는 위의 두 아이와 전혀 다른 인격체이고 성별도 다르다. 같은 잣대로 적용할 수 없으며, 장단점도 뚜렷이 달라서 마치 처음 가보는 길을 걷는 듯한 긴장감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너희 누나는 이러이러했는데’ 식의 비교나 적용은 금물이다. 고작 2번의 참고 사례를 가지고 어떻게 한 아이를 가르칠 수 있냔 말이다.
감히 누가 누굴 속단할 수 있는지 세월이 가면 갈수록 조심스럽다. ‘죄 없는 사람만 돌을 던지라, 형제의 눈에 티는 보면서 네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는 가르침이 귀에 맴도는 한주 였다.
뻔히 보이는 잘못이지만 훈육의 목적이 ‘부모의 감정 해소’일 때 그 결과는 좋지 못하다. 훈육의 목적은 사랑에 기반을 둔 ‘올바른 방향성 제시’ ‘실수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방지’하기 위함이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는 내 감정의 해소를 위해 체벌하고 있었다.
캄보디아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사람들에게 몇 년 더 살았다는 이유로 왜곡된 시선을 잘못 알리진 않을지 늘 경계해야 한다. 그 누구도 감히 속단하지 말 것, 자신의 프레임이 얼마나 엉성한지를 깨닫고 오직 사랑함으로 인내함으로 누군가의 시작에 응원해줄 것. 이것이 진짜 하나되는 교민 사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