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창문을 열고] ‘함께’라면 할 수 있다

기사입력 : 2023년 11월 01일

(2022년 11월 12일 연재 칼럼)

코로나 팬테믹 시대를 지나며 힘들지 않았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코로나 3년 동안 직격타를 맞은 지역은 아무래도 관광업을 기본으로 하는 지역일 것이다. 하늘 문이 막히고, 생계의 위협 때문에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지난 3년을 보내며 캄보디아에서도 관광업이 주 생계수단인 시엠립의 하루 하루는 유독 더 가혹했다. 재캄보디아 시엠립 한인회는 생계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교민 가정을 위해서 10여차례 ‘함께라면’ 캠페인을 벌였다. 시엠립의 모든 교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처음엔 자비를 털어서, 교민들이 하나 둘 십시일반 보태며 그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시엠립 한인회의 이러한 선행은 곧 프놈펜의 재캄보디아 한인회에서도 이어져갔다. 사랑나눔 행사가 매달 진행되며 어려울 때 서로 돌아봄으로 화합하는 교민 사회가 되어갔다.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를 방문해서 동포간담회를 열었다. 교민 약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우석 시엠립 한인회장의 우렁찬 목소리로 외친 건배사가 바로 “함께라면” “할 수 있다” 였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박 회장의 건배사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렇게 함께 하루하루 어려운 시간을 버티고 버티다가 마침내 코로나 시대가 끝을 보여가는 즈음 축배를 드는 것만 같았다.

이번 동포간담회는 주춤했던 한인사회가 다시 어깨를 펴고 활개를 치기 위한 마중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윤석열 대통령 내외 캄보디아 방문은 긍정적인 영향이 되고 있다. 재외동포를 돌아봐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현 정부가 귀담아 듣고 선거 때 약속한대로 이행해 주길 바란다. 730만 재외동포가 각 국에서 공공외교를 대행하는 민간외교대사라는 정명규 한인회장의 말처럼,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거주하는 나라에서 대한민국의 얼굴임을 기억하고 재외동포를 보호하는 정책이 다양하게 펼쳐지길 바란다. 재외동포는 또한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지고 거주국에서 선한영향력을 끼쳐야 할 것이다. 모국에 먹칠하는 범법행위, 거주국에 대한 몰이해는 사라져야 한다.

재외 동포가 더 이상 ‘제외’동포가 되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