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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스피치 웅변대회를 준비하며
(2022년 7월 15일 연재 칼럼)
매년 캄보디아 한국어스피치 웅변대회가 프놈펜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한국스피치 웅변협회 캄보디아지회가 주최해왔고, 작년부터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캄보디아 지회가 공동주최하고 있다. 필자가 어릴 적만 해도 웅변 학원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점점 ‘웅변’이라는 것의 입지가 우리 사회에서 줄어들었고, 요즘 아이들에게 웅변을 설명하려면 유튜브에서 영상을 검색해서 보여줘야 한다. 낯설기 만한 웅변대회를 왜 매년 하는 걸까? 과거처럼 “이 연사가~~~ 외칩니다!” 식의 웅변에서 요즘은 화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스피치 형식으로 변하고 있긴 해도 뭔가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한편으로 들었던 게 사실이다.
수년간 스피치웅변대회를 취재하면서 곁눈질로 보다보니 스피치가 가지고 있는 숨은 힘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글로 표현해 내는데 그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호소하는 과정을 통해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하나 되는 힘이 스피치에 숨어 있는 것이었다. 스피치 웅변대회는 말하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올해는 큰 아이 두 명을 참가시키게 되었다.
주제는 <한반도 평화 통일>을 선택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캄보디아에서 태어나서 한국엔 2-3번밖에 가보지 못한 반쪽 한국인이기에 중1, 4학년인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화 통일을 말하기 위해서 두 아이에게 6.25 전쟁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답은 충격적이었다. 6.25 전쟁이 어느 나라와 어느 나라가 한 전쟁인지도 헷갈리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큰 아이는 프놈펜 한글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평화가 무엇인지, 통일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첫 단추부터 다시 맞추기 시작했다. 몇 일 동안 6.25에 대한 책을 찾고, 영상, 통일 관련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은 놀라서 울기도 하고 분노에 치를 떨기도 했다.
스피치 웅변대회를 준비하기로 결심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소원으로 ‘평화 통일’이 자리 잡기까지는 단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이제라도 몰랐던 역사를 깨우치고 하나 된 희망의 한반도를 꿈꾸게 되어 부모로서 뿌듯하다. 이런 뜻깊은 행사를 10회째 이어오고 있는 숨은 조력자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년엔 더 많은 참가자들이 힘차게 ‘스피치’하는 대회로 성장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