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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이방인으로 잘 살아가기
(2021년 12월 17일 연재 칼럼)
우리 집 삼남매와는 3년에 한 번씩 한국에 간다는 약속이 있다. 맞벌이에, 주간지를 운영하고 있어 매년은 못가도 3년에 한 번씩은 가야 한국을 잊지 않고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한 약속이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전인 2019년 여름에 마지막으로 갔으니 오는 2022년이 ‘한국 가는 해’이다.
‘급한’일이 생겨서 당일에 티켓을 끊고도 다녀올 수 있는 멀지만 가까운 한국이었는데 요즘은 너무나도 멀어진 느낌이다. 이러다 한국에 가면 정말 외국인 취급을 받겠구나.. 싶었다. 여기 살때도 자국민으로서의 보호나 안정감을 별로 누리지 못하는데, 앞으로 진짜 여기서도 그곳에서도 이방인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구체화 되어가는 것 같다.
외롭고 서러운 이방인이 아니라 당당한 이방인으로 잘 살아가려면? 각 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존재가 되면 된다. 한국 정부에 우리의 힘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시즌이 다가온다. 재외선거가 이제 곧 이다. 선거철만 되면 급급하게 재외동포를 챙기는 우리 정부가 야속하지만 재외동포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 시기를 현명하게 잘 활용해야 한다. 재외동포 750만 시대. 이 숫자는 분명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 투표다.
해외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국외부재자/재외선거인 신고와 등록을 신청해야한다. 필자가 인터넷으로 등록을 해본 결과 단 10분이 들지 않는다. 빠르면 5분 안에 가능하다. 인터넷과 친숙하지 않으면 대사관이나 한인회에서 수기로 등록할 수도 있다. 전혀 어렵지가 않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공관이 멀어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프놈펜은 아니다. 뚤꼭에서 대사관이 멀다는 말은 이번엔 넣어두자. 타국은 서울에서 부산보다도 먼 거리를 가야만 투표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최대 한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그것으로 해외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힘을 키울 수 있다면, 아깝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