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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부스터샷
(2021년 10월 15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 3대 명절 중 두 번째 프춤번이 표면적으로 무사히 지나가고 프놈펜을 시작으로 3차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되었다. 한동안 잠잠했던 한인회 단톡방은 다시 보건소 위치를 묻는 질문, 교차접종 안전여부에 대한 질문, 백신 접종 후기 등등 활발한 교류가 되살아나고 있다.
훈센 총리가 지난주 모든 학교, 영업장 입장 시 백신카드를 제시할 것을 발표하고 나서 이튿날부터 바로 대형 마트를 비롯해 크고 작은 영업장을 이용하려면 백신카드가 필요하다. 지난 6월 한인회 주관으로 백신접종을 할 때 중국 백신에 대한 신뢰보다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맞았던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택이었을 것. 게다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가지 않을 수 있다면 맞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결론을 내린 교민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 3차 부스터샷 접종도 같은 선상에서 지난 1,2차보다 더 빠르고 많은 한인들이 ‘우선은 맞자’라는 심정으로 접종소를 찾는다.
1,2차 접종때와는 달리 일본과 영국에서 기증받은 아스트라제네카(AZ) 물량이 있어서 많은 한인들이 아스트라제네카로 3차 부스터샷을 맞았다. 후기에 따르면 시노백 1,2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후유증이 있었다고 한다. 솔직히 조금 겁도 나는데 캄보디아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야하는 우리에게 별 다른 선택지가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마음과 함께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하는 주변 나라의 상황을 보면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나..’ 싶다.
우리 집은 어른 두명, 청소년 1명, 어린이 2명이 모두 백신 접종을 했다. 어린이 2명은 곧 2차 접종도 하게 된다. 3차 접종을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1,2차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막상 맞고 나서는 미루던 숙제를 했던 기분이었던 생각이 난다.
캄보디아가 굉장히 저돌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강제성을 띄지 않았다고 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백신 접종으로 캄보디아가 올해 안에 다시 하늘 문을 활짝 열고 격리도 없어질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