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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떠밀려서 하는 결정
(2021년 8월 6일 연재 칼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 악동뮤지션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지 얼마 안됐을 때 한 토크쇼에 출연한 짧은 영상을 봤다. 1등 상금 3억원을 모두 기부한 것에 대해 말하자 MC가 자진 기부냐 떠밀려서 한 기부냐고 질문했다. 당시 악동뮤지션은 10대 후반의 선교사 자녀로 평생을 살다가 반년 만에 오디션에서 1등을 하고 스타가 된지 얼마 안됐을 때였다. 악동뮤지션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은, 심지어 동갑내기 가수 아이유도 이 질문이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때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군이 반문했다. “떠밀려서 기부를 할 수 있나요?”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지만 그 질문에 몇 패널은 잠시 말을 못 잇고 몇몇은 “정말 순수하다”며 감탄하고 애초 질문을 던졌던 MC는 그런 기부도 있다고 오히려 소리를 높이며 가르치듯 말했다. 떠밀려서 하는 기부는 무언가 ‘주는 행위’에 그칠 뿐 기부의 진정한 의미와는 상이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기부가 아니라는 명료한 답을 한 10대 소년이 던진 명장면이 아닐까 생각했다.
얼마 전 지인과 청소년 백신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한인들이 결국 중국 시노백을 맞게 된 것이 ‘떠밀려서’한 결정이 아니었냐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최선의 선택도 아니고 차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해야만 하는 해외살이의 슬픔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시노백이라도 맞을 수 있었던 때의 감사가 교차했다. 두 감정이 반반으로 비슷하고 오고간 게 사실이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만 당초 가장 먼저 바랐던 선택지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억지로 접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떠밀려서 한 결정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떠밀려서 할 수 있다지만 우리 아이마저 떠밀리듯 해야 하나 더 조심스러워 생각이 많은 한 주를 보냈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청소년 백신은 1차 접종 시기가 이제 1주일밖에 안 남았다. 마음이 촉박해 진다. 이제는 결정해야 하는데 ‘떠밀리듯’이 아니라 ‘확신’을 갖고 결정하고 싶다. 수많은 인터넷 정보도 지인의 조언도 심지어 전문가의 견해도 변화무쌍한 바이러스 앞에서 수시로 바뀐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에 따라갈 것인가, 악동뮤지션처럼 흔들리지 않는 명쾌한 기준이 나에게도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