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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총리가 살아있다
(2021년 7월 1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지난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간접 접촉자로 분류되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총리는 23일 예정되어 있던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포함한 7월 3일까지의 격리 기간 내 모든 대면·화상 회담을 취소하고 온라인 화상 회의 어플인 Zoom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856호 (6월 28일자) 캄보디아 메인 기사 첫 단락이다. 이 기사를 편집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유증상인가보다..’였다. 캄보디아는 간접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지침은 ‘권고’사항인데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이정도 의심에 그쳤던 필자와는 달리 총리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총리 사망설’이 떠돌기 시작했다.
혹자는 자가격리 선언 후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이유로 사망설에 무게를 실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자가 격리 중이고 온라인 회의에 참여하면서 공식석상에 어떻게 얼굴을 비출 수 있나?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사망설은 기정 사실처럼 번지고 후계자 싸움, 베트남이 2인자 재선정 등등.. 눈덩이 굴리듯 음모론만 커져가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런 소문은 7월 1일 훈센총리의 특별 화상 발표로 일단락됐다. 훈센총리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망설을 전면 부인했다. “만약 내가 죽었으면, 국가장에 대한 보도가 나갔을 것. 터무니 없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일침 했다. 빙빙 돌리지 않는 특유의 시원한 해명(?)이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의 사망설은 세계 곳곳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썰’을 풀어내는 것은 쉽지만 한번 세상에 나온 ‘썰’에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의심이 불씨를 키운다. 설마? 혹시? 의심어린 시선 하나 하나가 모여 커다란 돌멩이를 만들고 그 돌멩이에 죄 없는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가설에 힘을 싣기가 두렵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날 수 있다. 구미를 훅 잡아당기는 가설에 귀 기울이지 말자. 총리는 멀쩡히 살아있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