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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가까운 곳에 소망을 두자
(2021년 6월 25일 연재 칼럼)
누구에게나 코로나 블루는 찾아온다. 어디선가 그런 말을 들었다. 봄이 되면 꽃놀이를 하고 여름이 되면 해수욕을 하고 가을이 되면 단풍놀이를 하고 겨울엔 눈구경을 가는 생각에 설레어 하루를 보내는게 즐거웠는데 코로나로 그 희망이 사라지니 무기력해지는 것이라고. 사람은 이런 작은 소망을 품었을 때 앞으로 나갈 추진력을 받는다. 소망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여행이나 일생일대의 꿈이 아니더라도 슬의생(슬기로운의사생활) 덕분에 어깨가 무거운 목요일이 기다려지는 목요일로 바뀌는 것처럼.
캄보디아는 유독 긴 연휴가 많아 분기별로 머리를 식힐 생각에 들뜨곤 했었다. 동남아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해 부담 없이 해외 여행도 즐길 수 있었다. 꼭 옆나라가 아니더라도 국내 관광지도 점점 훌륭해졌다. 그렇게 콧바람을 한번 쐬고 오면 다시 활력을 찾아 또 다음 연휴를 향해 달릴 수 있었다. 코로나와 함께 사는 이 시대에 이게 얼마나 대단한 축복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지금 할 수 없는 것만을 원하는 것은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모래를 움켜쥐고 있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당장 가질 수 있는 소망을 갖길 추천한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다.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소망을 찾아보자.
우리집은 수요일만 라면을 먹을 수 있게 정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월요일부터 수요일의 행복을 기다린다. 화요일 저녁은 기뻐서 내일 짜파게티를 먹을지 진라면을 먹을지 토론을 한다. 그리고 맛있게 라면을 먹고 다음 주를 기다린다.
한 친구는 고양이를 키울 생각에 들떠있다. 계절도 같고, 행동에 제한이 걸려 무기력한 친구의 하루가 설렘으로 가득찬 걸 보니 이 시대에도 소망을 갖기는 참 쉬운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코 앞에 소망을 두자. 닳으락 말락 하는 그 소망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