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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모기 조심하세요
(2020년 8월 10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에 살면서 조심해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계형 날치기, 식중독, 교통사고, 익사사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같은 우기에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뎅기열이다. 뎅기는 모기를 매개로 뎅기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전염병이다. 흰 줄무늬가 있는 뎅기 모기에 물려서 걸리는 병인데 고열, 오한, 근육통, 관절통, 열반점 등의 증상이 보인다. 약 일주일의 잠복기가 있어서 당장은 알 수 없지만 한번 걸리면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한달이 넘게 앓는 무서운 병이다. 대부분의 한인이 영양상태가 좋고 의료시설 접근성이 높아 치사율이 0.01~0.03%로 낮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혈소판 감소증이나 뎅기쇼크증후군을 유발하며 심각한 합병증세를 보일 수 있다. 또한 뎅기열은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예방법도, 치료법도 모호하지만 뎅기열 주요 발생지역이 동남아시아이다 보니 캄보디아 현지 병원에서도 뎅기열에 대한 노하우가 있으니 집에서 자체 치료하기 보다는 내원하는 것을 권장한다.
캄보디아에 20년째 거주하고 있는 필자도 뎅기열에 걸려 호되게 고생했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뎅기는 약 4종류의 증상을 보인다고 하는데, 처음 뎅기는 고열, 오한으로 혼을 쏙 빼놓더니 둘째 뎅기는 허리를 움직이기도 힘든 근육통, 관절통이 찾아왔었다. 어떤 분들은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살갗에 스치는 바람까지 고통을 줄 정도였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십여 킬로그램이 빠져 기초 체력이 다 없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뎅기는 회복 후에도 약 2-3달간 맥을 추지 못한다. 또한 뎅기열은 이미 한번 걸려 항체가 생겼다고 다시는 안 걸리는 홍역, 수두와 같은 병이 아니다. 오히려 면역력이 약화된 후에 발생하는 두 번째 감염이 더 치명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 라오스, 태국 국경지역을 시작으로 시엠립, 프놈펜, 시하누크빌 지역까지 치쿤구니야 모기열병이 심각하게 퍼지고 있다. 시엠립 한인들은 자체적으로 모기 스프레이를 나누며 캄보디아 주민들에게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주 본지에서도 치쿤구니아를 기획하여 다뤘는데 뎅기 모기와 흡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고 증상도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수십년을 살아도 이름 한번 들어본 적이 없는 작은 모기가 캄보디아에서는 정부차원으로 캠페인을 벌이는 우기철 주적이다. 캄보디아에 거주하고 있다면 최소한 ‘모르고 있다가’뎅기나 치쿤구니아에 걸리는 일은 없어야 겠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가 외출 필수템이 되었듯, 캄보디아 우기엔 모기 스프레이 챙기기를 잊지말자!/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