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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
(2020년 6월 22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에 들어오는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뜬금없는 3천불 예치금 제도로 3인 가족의 경우 1천만원을 들고 있어야 캄보디아에 들어올 수 있는 경악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입국 규정이 바뀌어가면서 이 규정 또한 언제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는 있으나, 당분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함은 분명하다.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방식은 캄보디아 입국 외국인이 입국 후 캄보디아 정부 지정 은행에 3천불을 예치하고 격리 14일 후에 돌려받는 형식이다. 대부분의 입국 예정자들은 일단 캄보디아에 들어오는 티켓을 보류한 상태다. 우선 첫 번째 타자들이 2주 후 돌려받는 상황을 보고 입국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곧 각 국제학교의 개학여부가 결정될 7,8월이 되면 코로나 19 사태에 한국으로 몸을 피했던 학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입국을 해야 한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입국 후 직면할 임시격리시설의 열악함에 머뭇거렸다면 이제는 재정적인 난관에 발목이 붙들렸다.
캄보디아 정부는 7월부터 국제선을 일부 허용하고, 캄보디아 최대 관광지 시엠립의 호텔이 하나 둘 씩 문을 열며 관광객을 맞이하겠다는 발표가 무색하게도 사실상 외국인들에게 ‘들어오려면 단단히 각오해’라는 식의 규정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진행 중인 사업들도 캄보디아에 들어오기가 겁날 것이다.
게다가 캄보디아 이민국은 지난 4월 27일 ‘외국인거주등록시스템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비자 연장 중단’을 발표했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모두 6월 30일까지 외국인거주등록시스템(FPCS)에 등록되어야 하며 미등록 외국인에 대해서는 비자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세입자의 경우 임차인을 통해서 등록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사실상 외국인에 대한 방침을 캄보디아어 공문으로만 발표하는 점, 유튜브에 올라온 FPCS 설명 영상도 캄보디아어로만 제작되어 시행되는데 큰 혼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에 오래 거주한 교민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이 있다. ‘캄보디아는 되는건 안되고 안 되는 건 되는 나라다.’ 정부기관의 행정미숙을 희화화한 말 일터. 그에 반해 몇 년 전부터 워크퍼밋 강화, 코로나 19사태 입국 규정 강화, 외국인 거주 등록 시스템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가 이러저러한 구색을 갖춰가는 과도기적 진통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래도 3천불 예치는 너무하다. 입국도 어려워져, 거주도 어려워져… 한숨만 늘어간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