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의료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의사 필요Posted 934 days ago
- 태국 국경 개방과 동시에 통행증 신청 쇄도Posted 934 days ago
-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제로를 향하여 5월1일 단 2건에 그쳐Posted 934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인접 7개주 도로망 건설Posted 934 days ago
- 5월 초 집중호우·홍수경보Posted 934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돼지고기 밀수 단속 강화Posted 934 days ago
- 미국, 캄보디아에 코로나19 백신 200만 회분 기부Posted 934 days ago
- 캄보디아 2022 경제 성장률 5.4%로 하향 조정Posted 934 days ago
- 캄보디아 학교 폭력, 금품 갈취는 기본, 교사 폭행 등 심각Posted 934 days ago
- 캄보디아, 우기 오기도 전에 폭우로 6명 사망, 재산 피해 수백Posted 934 days ago
가슴 드러낸 파격 의상 ‘아엠 리음’ 논란
‘전통문화 파괴다’ ‘예술이다’
아엠 리음을 둘러싼 논란
▲아엠 리음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올라온 반박사진. 아엠 리음은 “전통 의상에서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는데 왜 본인은 되지 않느냐”며 토로했다.
이번 한 주간 캄보디아 여론을 뜨겁게 달군 사람은 바로 디자이너 아엠 리음(Em Riem)이다. 아엠 리음은 1971년생으로 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가구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는 캄보디아 예술의 아이콘이다. 높은 하이힐을 신고 짧은 머리에 유럽 귀족을 연상시키는 콧수염과 섹시한 스타일의 의상의 독특한 조합이 아엠 리음의 첫 인상이다. 그는 캄보디아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지난 18일 캄보디아 대표적인 음악 시상식 Pleng Music Awards 2023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패션 때문이었다. 그는 캄보디아 전통 의상 ‘홀 크마에’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으로 관중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가슴을 드러낸 채 수영복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의상과 검은 망사 스타킹과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검은 부츠의 의상을 착장하고 레드 카펫을 누볐다. 이를 본 캄보디아인은 ‘또 하나의 멋진 예술이다’라고 그를 치켜세우는 반면 ‘고귀한 전통 문화에 먹을 칠했다’ ‘예술이 아니라 외설이다’ ‘자신이 남성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성소수자이면서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적절치 못하며 모순이다’ 등 비난하는 의견이 분분히 오가며 각종 언론에서 그의 가슴을 모자이크한 기사를 쏟아냈다.
이러한 비난에 아엠 리음은 하루만에 “디자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냅니다. 어젯밤에 입었던 저의 의상은 과거 크메르 민족의 디자인을 따른 것입니다. 과거 남성들은 가슴을 드러내는 것이 괜찮은데, 왜 아엠 리음(본인)은 안 됩니까? 전통 의상과 정 똑같이 입고 싶다면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몸을 보고 자기가 입도록 하십시오.”라고 강하게 정면 대응했다.
▲훈센 총리 차남 훈마니 부사령관이 아엠 리음 논란을 중재했다.
그를 향한 대중의 공격이 과열되자 훈센 총리의 차남 훈 마니 육군 부사령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술적인 표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으로 인해 사회가 갈등, 분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국민들이 각자의 입장과 견해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선에서 지나친 설전이나 인신공격으로 번지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중재했다.
훈 마니의 중재 덕이었을까 사람들의 반응은 점점 ‘예술이다’ 쪽으로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한 음악 시상식에서의 의상으로서는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말라, 지나친 인신공격이 더 문제다 등으로 돌아서고 있다.
1971년에 태어난 아엠 리음은 크메르 루즈 시절을 겪은 생존자 중 하나이다. 현지 언론 크메르타임즈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그가 크메르 루즈를 겪었을 때 나이는 6-7세였다고 한다. 아주 끔찍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이후 캄보디아 왕립예술대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 한 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누구도 캄보디아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이힐을 신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몇몇 아티스트에게 모델이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유학을 마치고 1997년 캄보디아에 돌아와 모델 에이전시를 찾았지만 당시 캄보디아에는 모델이라는 개념도 자리 잡지 못할 때여서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만의 색을 공고히 해야 했던 그는 긴 머리, 높은 하이힐,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도 하고, 게이라고도 했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고 한다. 1998년도 캄보디아 대표 통신사 모비텔(현재 셀카드)의 모델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독특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아엠 리음은 자신을 둘러싼 공격과 구설수에 아랑곳 하지 않고 평소처럼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한편 그는 사립 교육기관인 프놈펜 국제예술대학교(PPIIA)의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X-EM design-La Galerie를 운영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