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앞에서 우승, 평생 꿈 이뤘다” 스롱 피아비, 블루원리조트배 LPBA 챔피언십서 우승

기사입력 : 2022년 07월 20일

스롱피아비 우승 눈물▲ 스롱 피아비가 지난달 26일 밤 프로당구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뒤 부모님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캄보디아 당구 국가대표 선수인 스롱 피아비(32·블루원엔젤스)가 완벽한 경기력으로 지난달 26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2/23시즌 경주 블루원리조트배 여자프로당구협회(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스롱 피아비는 LPBA 4회 우승경력의 이미래 선수를 세트스코어 4:3(11:9, 10:11, 11:0, 11:1, 9:11, 3:11, 9:4)으로 꺾으면서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를 달성, 통산 3회째 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스롱 피아비는 우승 상금 2000만 원과 랭킹포인트 2만 점을 쌓았다.

경기 초반만 해도 스롱 피아비의 손쉬운 우승이 예상됐다. 이미래와 1, 2세트를 주고받은 스롱 피아비는 3세트를 11-0으로 완승, 4세트에서도 단 한 점만 내준 11-1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3-1로 우승까지 단 한 세트만을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큰 경기에 강한 이미래가 뒷심을 발휘하며 5, 6세트를 따라붙어 역전 위기에 몰렸다.

마지막 7세트에 스롱 피아비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4이닝까지 3-4로 뒤져있던 스롱 피아비는 5이닝 선공 이미래가 공타로 물러나자 기회를 놓치지 않고 6점 하이런(연속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LPBA 결승에서는 매 세트 11점으로 승부를 결정짓지만 7세트는 9점만 먼저 내면 승리한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부모 앞에서 일군 우승이라 더 뜻깊었다. 2010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스롱 피아비는 지난달 결혼 이후 12년 만에 친부모를 한국에 초대했다. 스롱 피아비는 “부모님이 함께 계셔 힘이 됐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다음 달에 캄보디아에 돌아가시는데 이번에 큰 선물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부모님이 지켜보시는 경기에서 우승을 해서 평생의 꿈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이어 “승패에 상관없이 결과를 인정한다는 마음이었지만 꼭 우승하고 싶었다. 무서움에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7월 말에 캄보디아에 돌아가시는데 이번에 큰 선물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엄마도 치료를 받아야 하고, 아빠의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일을 하면 많이 힘들어 했는데 한국에서 검진해보니 심장에 병이 있다고 한다. 만약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했다. 정말 다행이다. 그동안 용돈을 많이 드리지 못했는데 PBA에 와서 후원을 받고 돈도 벌면서 부모님께 좋은 차를 사드렸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새로운 집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스롱 피아비의 아버지 찬 스롱 씨(51)는 “딸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대한민국에서 유명해진 딸이 대견하다”라고 칭찬했다.

경기 후 스롱 피아비의 비결 아닌 우승 비결을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는 머리에 살짝 물을 뿌리면 해운이 깃든다는 관습이 있다”며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결승까지 매일 아버지가 내 머리에 물을 뿌려줬다. 오늘은 (결승이니까) 특별히 더 많이 뿌려달라고 했다”며 웃었다.

한편 스롱 피아비는 지난해 블루원엔젤스 구단에 입단하면서 프로로 전향했다. 이번 대회는 스롱 피바이가 소속된 블루원엔젤스의 구단주인 윤재연 블루원리조트 대표이사의 후원으로 개최됐다./문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