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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93화 한국으로도 수출하는 캄보디아 망고
망고는 전 세계적으로 1,000여종이 넘는 가운데 캄보디아는 20여종 이상의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 중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품종은 까에우 로미엇으로 집집마다 마당이나 정원에 한두 그루씩은 자리한다. 파종에서 수확까지 걸리는 기간도 3년반 정도로 짧아서 상업적으로도 활성화됐다. 태국과 베트남, 유럽 등으로 수출되다가 2020년부터는 한국에도 수출돼서 인기를 끌고 있다. 먹는 방법도 다양해서 열매가 맺혀서부터 영그는 때까지 풋과일 간식에 탐닉하는 캄보디아인의 손길을 피하기 어렵다. 길에서 종종 교복 입은 숙녀가 까치발을 뛰며 어린 망고를 채집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단감나무를 서리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망고는 캄보이아어로 ‘스와이(Svay)’이다. 캄보디아산 망고 품종에 붙는 까에우(Keo; 본뜻은 glass)는 ‘귀중한/사랑스러운/보배로운’ 등의 뜻이다. 전반적으로 대중적인 망고 품종이 잠식한 가운데 “뿜 싸엔(Svay Pum Sen; 향기로운 망고), 크마으(Svay Khmao; 블랙 망고), 끄발 덤러이(Svay Kbal Damrey; 코끼리 머리 망고), 까에우 이역(Svay Keo Yeak; 거인 망고), 까에우 뜨럴록(Svay Keo Tralok; 국자 망고), 까에우 싸리(Svay Keo Sary; 배 망고), 크띠(Svay Khtith; 코코넛 망고), 러홍(Svay Lhong; 파파야 망고), 러후엇(Svay Lhuot; 대형 망고), 콕로도우(Svay Khokrodo; 철지난 망고)” 등의 다양한 품종도 있다. 이런 특이한 품종은 재래시장에서 간혹 소량 팔릴 때가 있어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살 수도 있다.
① 스와이 까에우 쩐(Svay Keo Chen; 사랑스러운 중국 망고)
단연 최상급의 풍미를 자랑하는 캄보디아산 망고 품종이다. 수천 년 전에 중국 상인이 캄보디아에 소개한 품종으로 과일의 꼭지 부분에 새까맣고 동그란 점이 특징적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으로 재래시장에서도 1kg에 2~3달러이고 흥정이 통하지 않는다. 싱싱한 과육은 크리미한 연노랑 빛을 띠며 잘랐을 때 고퀄의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똔레삽과 메콩강을 따라 전국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품종과 달리 열매가 적고 까다로운 재배조건을 못 맞추면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 그래서 까에우 쩐 망고는 수출을 주도하는 대량생산 품종에 밀려서 소멸 품종의 대열에 합류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되는 상황이다.
② 스와이 까에우 로미엇(Svay Keo Romeat; 사랑스러운 황금빛 망고)
시장성에서 으뜸을 달리는 캄보디아산 망고 품종으로 로미엇(Romeat; 본뜻은 ‘강황’)은 짙은 황색을 뜻한다. 특히 수출 품목으로 각광받으면서 까에우 로미엇 망고 농장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21년 수확기를 맞아 산지가격은 크게 폭락해서 프놈펜의 재래시장에서도 1kg에 1,000리엘 이하로 살 수 있다. 짙은 청색의 덜 영근 망고는 신맛이 아주 강한데 젊은이들은 단짠단짠 소스류에 찍어 먹기를 즐긴다. 단맛과 신맛이 공존하는 풋과일일 때는 피클로 담거나 채썰어서 생선튀김류와 곁들여 먹으면 음식의 산도를 맞춰준다. 잘 익은 망고는 달콤하고 향긋해서 과일 자체로 즐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찹쌀밥과 곁들여도 먹는다. 완전히 숙성된 망고는 과육을 얇은 포 형태로 펴 말려서 간식으로 즐긴다.
③ 스와이 빠옴(Svay Pome; 애플 망고)/스와이 까에우 뽕모안(Svay Keo Pong Morn; 사랑스러운 달걀 망고)
▲ 애플 망고
▲ 까에우 뽕모안 망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농장주가 재배하는 애플 망고는 한국의 사과처럼 큼지막하게 생겼고 복숭아향이 난다고 한다. 과육이 노랗고 단단할 때는 새콤달콤한 맛이다가 충분히 숙성되어 짙은 황색을 띠면 달큰한 맛이 적당하다. 한편, 지역에 따라서는 까에우 뽕모안 망고를 애플 망고로 부르기도 한다. 까에우 뽕모안 망고는 다른 망고보다 열매가 작아서 달걀처럼 생겼다. 과일이 작고 동글동글해서 어른 손바닥이면 폭 감기는데 망고 본연의 단맛과 향은 진한 편이다. 다만 과육에 비해서 껍질은 두텁고 씨는 탁구공만해서 먹을 게 별로 없는 것이 함정이다. 주로 과실수는 학교 교정에 심어져 있는데 촘촘이 열매가 매달린 가지가 아래로 쳐질 때면 학생들의 요깃거리가 된다.
글 이영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