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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예술 이야기] 제24화 우리가 모르고 있는 아이들의 세계 ②
우리가 모르고 있는 아이들의 세계 ②
앞의 칼럼에서 이야기 했던 이런 활동들이 계기가 되어 필자는 대학생들과 함께 여러가지 활동들을 하게 되었다. 지방의 학교까지 찾아가는 음악회와 전통악기 체험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대학생 언니, 오빠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간단한 곡들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는데 여러 악기들에서 나는 소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열거한 경험들 속에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었다. 첫번째는 아이들에게 전통 무용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이화소셜서비스와 함께 진행을 하였는데 놀라울 정도로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랐다. 얼굴 표정에서 묻어나오는 진지함이나 손끝과 몸으로 표현하는 매무새가 예사롭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함께 군무를 배우는 과정에서 아이들 사이에 동질감이라고 해야 할까 소통의 기운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예술이라는 분야를 통해 개개인 사이에 대화 내용이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기술적인 성장과 노력에 감동하여 필자는 당시 매년 진행 하고 있었던 시하누크 국왕 추모음악제 오프닝 무대에 아이들을 초청하여 무대에서 공연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난생 처음 국립 짜따목 극장의 무대에 올라 많은 귀빈과 손님들 앞에서 7분 정도의 공연을 훌륭히 마치고 내려온 아이들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되어 있었지만 기뻐하는 모습속에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어서 필자도 행복했었다.
두번째는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재능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한국과 캄보디아 그리고 프랑스를 오가면 활동하는 비주얼 아티스트를 2주간 초청하여 아이들에게 비주얼 아트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카메라를 주제로 하여 랜즈안의 세상과 밖의 세상을 자연과 함께 찾아보는 교육을 진행하였다. 만들기를 통해 파노라마 영상도 만들어 보고 유리병, 들판의 꽃, 물에 비친 그림자와 햇볕에 의해 생기는 그림자를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보기도 하였다. 2주간의 교육이 실내와 실외에서 진행되는 과정에 아이들이 표현한 그들만의 세상은 참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발견되었다. 외국인 강사 선생님과 스텝들 그리고 나의 눈에도 어른들이 보지 못하고 간과했던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은 모습을 보니 아름답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냥 수업을 한것에 만족하기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서둘러 CKCC 건물의 로비와 강의실을 임대하여 전시회와 예술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워크샵을 준비하였다.
전시회가 열리는 당일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어린 비주얼 아티스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부모님, 학교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단 하루만 진행되는 전시회에 400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고, 워크샵에도 부모님과 선생님이 100 여명이나 참석하여 영상자료를 보면서 강의를 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행사를 통해 한번 더 떠오른 이야기가 식상한 스토리일 수는 있지만 아이들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는 것과 표현방식이 어른 세대와 다르다는 것을 본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성장한 한국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잘 컷다라는 말이 어울린다. 여기에는 부모님의 노력과 열정이 함께 하였겠지만 한국에서 성장하는 아이들과는 다른 문화, 언어, 생활속에서 자라면서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과는 또 다른 시각과 표현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때로는 몰라주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 어른과 아이들사이에 담벼락이 쏟아나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그들의 세계가 있다. 이것을 존중하고 들어보기 위한 시간을 가지면 가질수록 아이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어른들에게 보여줄 것이고 본인들 스스로가 펼쳐내는 것들을 우리는 소위 아트라고 이야기 할 만큼 놀라게 되는 경우를 만나게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펼쳐지고 아이들이 마음껏 움직이는 시간이 돌아오면 필자는 캄보디아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의 전시회가 어딘가에서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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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전화 089 340 530
류기룡 교수
경북대, 러시아국립차이코프스키음악원(석·박사)
캄보디아 왕립예술대학 교수
성악가, 합창지휘자, 콘서트 프로듀서
NGO활동가로 동남아, 한국, 유럽에서 활동